[마켓인사이트] 비우량 회사채 '시한폭탄'…내년 만기 15조 넘는다

입력 2016-12-06 17:27   수정 2016-12-07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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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조선 등 부실업종 몰려
내년 차환 진통 겪을 듯



[ 하헌형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6일 오후 4시20분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신용등급 A급 이하 비우량 기업 회사채가 15조원어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로 전반적인 회사채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건설 조선 항공 등 시장 신인도가 취약한 업종 기업이 이 등급군에 몰려 있어 채권 만기 연장(차환)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금융회사·공기업 제외)이 내년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 39조8999억원어치 가운데 신용등급 ‘A+’ 이하 채권은 15조4301억원어치(38.7%)로 집계됐다. 올해(10조3005억원어치)보다 49.8% 많은 규모다. 업종별로는 조선사가 3조3520억원어치, 건설사가 2조6800억원어치, 항공사가 95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A급 이하 등급은 열 개 투자 등급 중 상위 5~10위에 해당하는 단계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전략실장은 “상당수 A급 이하 기업은 수년 전부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내년 이들 기업이 회사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 AA급 이상 우량 회사의 자금 조달 여건도 빡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A급 이하 기업은 올해 2조7520억원어치 회사채를 순상환(발행-상환)했다. 작년(1조4970억원어치)보다 1조2000억원어치가량 급증한 규모다. 현대중공업(신용등급 A0) 삼성중공업(A-) 현대미포조선(A-) 등 조선사들은 작년 상반기를 끝으로 회사채 발행이 끊긴 상태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회사채만 선호하고 비우량 회사채는 외면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시작된 A급 이하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추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A급 이하 기업 중 41곳의 등급(등급 전망 포함)을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0’, ‘BBB-’로 한 단계씩 낮췄다.

일부 기업은 내년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하면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외에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두산건설 등 일부 건설사도 벌어들인 이익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는 게 버거운 상태”라며 “자칫하면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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