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현대 컨소시엄서 가져가면 "사실상 MSC가 새 주인" 우려도
[ 이지훈 / 정지은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6일 오후4시3분
삼라마이다스(SM)그룹이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인수를 포기했다. 한국 해운업계의 핵심 해외 인프라로 꼽히는 롱비치터미널은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와 현대상선 컨소시엄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인 대한해운은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인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대한해운은 지난달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하면서 롱비치터미널 인수 우선협상권을 얻은 상태였다.
SM그룹은 500억원이 넘는 롱비치터미널 인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상선에 낸 터미널 공동인수 제안이 거절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롱비치터미널 인수전은 MSC-현대상선 컨소시엄과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간 경쟁이라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두 인수 후보는 지난달 법원에 인수 가격제안서를 냈다. 법원은 조만간 이 중 한 곳을 인수협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MSC-현대상선 컨소시엄이 500억원 이상을 제시해 한앤컴퍼니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롱비치터미널 2대 주주(지분 46%)인 MSC에 우선매수청구권이 있어 MSC-현대상선 컨소시엄이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해운업계에선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 해운업계의 핵심 인프라가 외국 선사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MSC-현대상선 컨소시엄은 물동량을 기준으로 지분 인수 비중을 결정하기로 했다. MSC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을 것이란 예상이다. 현대상선의 롱비치터미널 물동량이 많지 않아서다. 일각에선 MSC의 롱비치터미널 지분율이 73%를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MSC-현대상선 컨소시엄이 인수하면 MSC가 사실상 새 주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지훈/정지은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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