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스포츠는 이모 아이디어"
[ 박종필 / 김기만 기자 ] “나는 최순실 씨가 지시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모여서 거스를 수 없었다.”
최순실 씨 조카인 장시호 씨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장씨는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장씨는 이날 오전까지 수술 부위 하혈과 통증 등 건강상 이유로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가, 특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자 오후에 출석했다. 장씨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청문회장에 입장했지만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이 “왜 마스크를 올리느냐. 내리라”고 하자 그제야 얼굴을 드러냈다.
장씨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대부분을 최씨에게로 돌렸다. 그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영재센터 관련 의혹을 추궁하자 “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최씨의 아이디어였다”며 “(최씨가) 제주도에서 아이만 키우지 말고 일을 한 번 해보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영재센터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돈이 얼마냐”고 묻자 “내가 알기로는 6억원쯤 된다”고 했다. 또 삼성그룹에서도 16억원을 받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했고, 받은 예산을 어디에 썼느냐고 묻자 “아이들 (스포츠) 인재육성에 썼다”고 답했다.
지원금의 성격에 대해서는 “지원받은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16억원 지원금 중 11억원을 횡령했다는 지적에는 “아니다. 아직 센터에 남은 잔액이 있고 횡령 액수도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가 차명으로 세운 회사 ‘더스포츠엠’에 대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이 회사는 신생 스포츠마케팅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일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씨는 “대표는 아니지만 운영을 맡았다”고 말했다.
장씨는 함께 출석한 증인 중 “김종 전 문체부 차관과 차은택 감독만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승마협회 특혜 문제를 처음 제기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제가 밉죠?”라고 하자 “네”라고 말했다. 또 안 의원이 “개인적으로는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하자 “뵙고 싶었다”고 했다.
박종필/김기만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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