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확 바뀐 해외전략…'L7 간판'만 들고 뉴욕서 호텔사업

입력 2016-12-07 18:37  

경영트렌드

운영해주고 수수료 받는 형식
롯데 'L7호텔' 진출 방식 바꿔
직접투자·임차 위험 최소화
신규 진출 쇼핑몰도 '위탁' 확대

대규모 투자≠대규모 이익
중국 사업서 뼈저리게 느껴

CJ오쇼핑·이마트 등 유통기업
상품수출 위주로 전략 변화



[ 강진규 기자 ] 호텔롯데가 4성급 부티크 호텔 L7의 첫 해외 지점을 미국 뉴욕에 연다. 지난 1월 L7 1호점인 명동점을 연 뒤 약 1년 만의 해외 진출이다.

7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문을 여는 L7은 위탁경영 형태로 운영한다. 건물을 사거나 임차하는 대신 현지 호텔의 운영을 위탁받아 이익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방식이다. 호텔 측은 “위탁경영 프랜차이즈 형태로 L7을 뉴욕에 개장하기로 하고 세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가 해외 진출 때 위탁경영 방식을 확대하는 것은 직접 투자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 어려움을 겪은 롯데마트, 이마트, CJ오쇼핑 등 다른 유통기업도 점포나 플랫폼을 직접 확보하기보다 상품 공급에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위탁경영 호텔 7곳으로 늘려

해외 4개국 6개 도시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그동안 건물을 짓거나(러시아 모스크바, 베트남 하노이) 임차해(괌) 호텔사업을 직접 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유력 호텔(미국 뉴욕 팰리스, 베트남 레전드)을 인수하기도 했다. 위탁경영은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 팰리스 한 곳뿐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호텔롯데의 해외 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은 올초 L7 명동점 개점 기자간담회에서 “직접투자, 임차, 위탁경영의 세 가지 해외 투자 방식 중 위탁경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미얀마 양곤과 중국 옌타이에는 내년까지, 러시아 사마라와 중국 웨이하이에는 2018년까지 위탁경영 호텔을 열 계획이다.

건물을 확보해야 하는 직진출과 달리 위탁경영은 초기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현지 당국과의 직접적인 마찰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 외에 백화점도 이 같은 방식의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중국 중신(中信)그룹이 소유한 상하이지역 쇼핑몰 4곳과 위탁경영 계약을 맺었다.


중국 리스크에 ‘화들짝’

롯데그룹이 이 같은 간접 진출 방식을 선호하게 된 것은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큰 어려움을 겪은 것과 연관이 깊다. 2007년 네덜란드계 회사인 ‘중국 마크로’의 8개 점포를 인수하며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이어 현지 업체인 ‘타임스’의 65개 점포를 사들이며 몸집을 불렸다. 점포 수는 순식간에 100개를 돌파했다.

규모를 키워 수익을 내겠다던 롯데마트는 아직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쇼핑은 마트와 백화점을 합쳐 2011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해외에서 938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 107개까지 늘어난 롯데마트 점포는 2년째 100개를 유지하고 있다. 적자 점포 폐점과 점포별 리뉴얼도 시작했다. 현지화를 위해 법인장 교체 작업도 하고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류 열풍에 취한 과거엔 한국 방식만 도입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우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트는 점포 수를 26개까지 늘렸지만 2011년부터 4년간 18개 점포를 정리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해외사업을 쉽게 생각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마트, 프랜차이즈 방식 몽골 진출

이마트는 이후 해외 전략을 상품 수출 중심으로 바꿨다. 노브랜드 등 PB(자체 상표) 상품을 적극 수출하고 있다. 올해 1~10월 이마트의 수출액은 176억원이다. 작년 1년간 수출액 21억원을 크게 웃돈다.

지난 7월에는 몽골 울란바토르에 점포를 열면서 국내 유통업체 중 최초로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입했다. 이마트는 브랜드 사용권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상품을 수출했다.

CJ오쇼핑도 상품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CJ오쇼핑이 이 같은 전략을 펴는 것은 2012년 중국 측 요구로 합작사인 둥팡CJ 지분 26% 중 11%를 현지 미디어 기업에 매각한 이후부터다. 경영권을 빼앗길 위협을 느낀 CJ오쇼핑은 대부분 국가에서 허가제로 운영하는 홈쇼핑 사업을 해외 업체가 주도하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신 한국 상품의 독점 공급권을 가지고 수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CJ오쇼핑의 상품공급 자회사인 CJ IMC의 해외 수출액은 2013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1~3분기 1784억원어치를 수출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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