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연이은 악재…이번엔 임상시험 중단

입력 2016-12-07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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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무산 쇼크' 3개월만에 1조 신약 기술수출 먹구름

"환자 모집 일시중지한 것 얀센과 계약해지 아니다"
한미측 해명에도 주가 급락



[ 조미현 기자 ]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 얀센에 1조원대로 수출한 신약의 임상시험이 일시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이 무산된 지 3개월 만이다. 이 여파로 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바이오기업 주가가 7일 일제히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일시적 임상 중단이라며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바이오·제약업계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임상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얀센, 환자 모집 중단

이날 미국 임상시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얀센은 지난달 30일 ‘JNJ-64565111’의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일시중지(suspended)한 것으로 나타났다. JNJ-64565111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얀센에 총 9억1500만달러를 주고 기술수출한 당뇨·비만 바이오 신약 ‘HM12525A’다. 한미약품은 초기 계약금 1억500만달러를 미리 받고, 임상 단계별 성과보수(마일스톤) 8억1000만달러를 받을 예정이었다. 제품이 출시되면 10% 이상 로열티를 받는 조건도 있다.

얀센은 지난 7월부터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신약물질과 위약(가짜 약)을 비교하는 임상시험 1상을 시작했다. 내년 4월 종료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끝마칠 예정이었지만 임상환자 모집을 일시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다만 기존 임상환자에 대한 임상 중단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한미약품 측은 얀센과의 계약이 해지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정확한 임상 중단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며 “임상시험이 일시중단된 것으로 연구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얀센과의 파트너십에도 전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계약 해지는 아냐”

일각에서는 또다시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하지만 얀센 측이 정확한 이유를 밝히기 전까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임상시험 계획을 변경하거나 기업 내 투자 우선순위가 바뀌는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뿐 아니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올 들어 해외에 기술수출한 제약·바이오업체는 안트로젠(줄기세포치료제), 제넥신(빈혈치료제), 보령제약(고혈압치료제) 등이다. 종근당은 지난 1월 일본 후지제약공업에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101’을 기술수출했다.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중단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6월까지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중단 건수는 166건에 달했다. 개발 계획 변경, 유효성 입증 미비,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어려움 등이 이유였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부터 판매허가까지 신약개발 성공률은 10%에 그친다”며 “임상 중단이나 실패는 신약개발 걸음마 단계인 한국에서는 불가피한 성장통”이라고 설명했다.

얀센의 임상시험 일시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주가는 이날 동시에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전날 대비 10.76% 하락한 31만1000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2.35%) 녹십자(-2.45%) 바이로메드(-4.83%) 등도 주가가 떨어졌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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