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면마다 '사이다' 발언 젊은층 지지 △
탄핵 정국이 불붙으면서 지금 정치권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럴수록 '최순실 정국'으로 최대의 수혜자는 누구이고,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죠.
문재인 반기문 박원순 안철수 손학규 유승민 남경필 등 대권 잠룡들의 행보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단연 이재명 성남시장(52)이 아닐까합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연일 급상승 중인 지지도가 이를 증명합니다. 기초단체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이 시장 인기 급상승 배경은 뭘까요.
#이재명 신드롬…차기주자 선호도 2위까지 UP
8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12월 1주차 대선주자 지지율을 보면 야권 후보들이 두각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조사보다 2.7%포인트 상승한 23.5%로 1위입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뒤쫓고 있죠. 이 시장은 이날 1.9%포인트 오른 16.6% 지지율로 3위였습니다. 2위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0.7%포인트 떨어진 18.2%를 기록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이전과 이후만 놓고 보면 대선 후보 선호도는 가히 '이재명 신드롬'에 가깝습니다. 이 시장은 10월 초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보다 뒤졌었거든요. 하지만 탄핵 정국이 불거진 지금은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총장을 턱밑까지 쫓아갔습니다. 문 전 대표의 1위 수성보다 이 시장의 고공비행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말 리서치뷰의 정기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시장이 17.2%를 기록해 반기문 총장(15.2%)을 3위로 밀어내고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죠. 이 시장은 리얼미터의 연령대별 지지율 조사에서 30대 20%, 20대 19.2%, 40대 18.9% 등을 기록했습니다. 20~40대가 약 60%가까운 표를 얻은 셈이죠. 젊은 세대에 골고른 지지율을 확보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진 여론 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이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최근 당 지지율이 10%포인트 가까이 오른 반면 그 개인의 지지율은 3%포인트 가량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문 전 대표가 탄핵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그를 대통령감으로 보지 않는 이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 이재명 젊은 층 인기비결…'사이다' '카페트'
요즘 이재명 시장에 대한 인터넷 블로거들의 반응을 보면 마치 '포스트 노무현' 열기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 네티즌들 "'촌놈' 노무현에 열광했던 시민들이 무엇을 원했는지 알면 답은 보인다. 그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현재로선 이재명이다"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그만큼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기라는 뜻이겠지요.
#래빗라이브 탄핵 가결 후 이재명 시장 거리 연설
"다시는 머슴이 주인을 능멸해선 안된다"
이 시장의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는 여권을 공격하는 선명성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유권자 속마음을 대변해준다고 해 '사이다(톡 쏘는 지적을 일컬음) 발언'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시원하고 통쾌한 거침없는 그의 언변과 실천력 강한 그의 정치력을 등에 업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3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집회를 마친 뒤 내자동로터리 인근 카페에서 식사를 하던 중 이를 발견한 시민들에 의해 강제소환 돼 30분 넘게 '길바닥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즉흥적인 연설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사회의 부패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웅변으로 유튜브에서도 화제를 모았지요.
이 시장은 특히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카페트(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에서 인기입니다. 앞서 지난 9월 연 토크콘서트에서 "대통령이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친일, 독재, 부패 작살내야 한다. 이 세가지 문제를 한 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네티즌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12월 초 보도전문채널 YTN은 '이재명 신드롬' 뉴스를 다뤘습니다. 패널로 참석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와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대선 빅데이터(수치, 문자, 영상 등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의 데이터)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자료를 보면 내년 대선에선 책임공정사회(43.9%) 사회안정 및 성장(27.7%) 국민소통 및 대화(22.3%) 등을 강조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될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두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다시 말해 다음 대선주자들은 이런 문제를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 인식하지 않으면 차기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재명 시장은 최근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중을 기만하거나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우아한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시대 화두는 불평등 해소이기 때문에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거기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철저한 검증을 통해 좋은 후보를 뽑아야 된다는 것이 바로 최순실 게이트가 주는 교훈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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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김정훈/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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