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최고의 스타가 가장 먼저 나와 멋진 공연을 하고 가버리면 남은 공연은 어찌 되겠는가? 무대는 김빠진 맥주 같아 모두가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고 흥미를 잃을 것이다. 이처럼 클라이맥스를 위해 가끔은 심심함을 참아야 할 때가 있다.
고개지는 중국 동진(東晉) 때 화가로 인물화가 중 최고로 손꼽힌다. 그가 와관사에 그린 유마힐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시에도 재능이 있어 한시를 배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으로 시작하는 작품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고개지가 어느 날 초상화를 그리면서 몇 년 동안 눈동자를 찍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그가 말했다. “그림에 정신을 전해서 살아나게 하는 것이 바로 눈동자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그림 속에 정신을 담으려고 했다.
▶ 한마디 속 한자 - `尾(미) 꼬리, 끝, 뒤
▷ 尾行(미행): 다른 사람의 행동을 감시하거나 증거를 잡기 위하여 그 사람 몰래 뒤를 밟음.
▷ 龍頭蛇尾(용두사미):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처음은 왕성하나 끝이 부진한 현상.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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