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나 기자 ] 건설사들이 소형 아파트에 3면 개방, 테라스 배치 등 특화 설계를 접목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소형 아파트는 중형 대비 가격 상승 폭이 큰 데다 주택시장 침체기에도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편이다. 실수요자의 선호도도 높다 보니 건설사들은 앞다퉈 소형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다. 경쟁이 심해진 만큼 설계에 신경을 쓰는 추세다.
○특화설계로 경쟁력 확보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1~11월) 전국에서 공급된 단지는 총 40만967가구다. 이 중 전용 74㎡ 이하 소형 아파트는 14만9367가구가 공급돼 전체의 37.25%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2년(31.95%)보다는 5.3% 늘어났다. 소형 아파트는 가격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이 기간 면적별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전용 59㎡ 이하가 5.16%로, 전용 60~85㎡ 이하(3.8%)와 85㎡ 초과(3.31%)보다 높았다. 소형 아파트 가격은 침체기에도 올랐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인 2008년 10월~2013년 12월 전국 아파트값은 1.99% 하락했다. 이 기간 전용 59㎡ 이하 소형 아파트는 오히려 10.05% 상승했다.
건설사들은 소형 아파트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해 특화설계를 앞다퉈 적용하고 있다. 소형임에도 넓은 서비스 면적을 제공해 중형 아파트 못지않은 공간을 제공하거나 테라스 설계를 접목하기도 한다. 알파공간을 별도의 방으로 꾸미거나 다양한 선택형 평면을 두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11·3 부동산 대책 이후 ‘투자’보다는 ‘실수요’ 중심의 청약이 이뤄지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실수요자를 잡기 위해 다양한 특화 설계를 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분양가 비싸도 경쟁률 높아
특화설계가 도입된 평면은 분양가격이 일반 주택형에 비해 높게 책정된다. 그럼에도 청약 경쟁률은 오히려 높다. GS건설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일대에 공급 중인 ‘동천파크자이’가 그렇다. 전용면적 61㎡는 6개 타입(A~F)에 388가구 규모다. 61㎡A형은 판상형 구조에 3면 개방형 설계를 적용했다. 발코니 면적이 42㎡에 달한다. 이 평면은 분양가가 4억4510만원으로 6개 타입 중 가장 높았지만, 1순위 당해지역에서 2.5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서비스 면적은 적은 편이지만 분양가가 4억1210만원으로 가장 낮은 61㎡D형은 1순위에 미달했다.
분양 관계자는 “A형은 전용면적의 약 70%에 달하는 공간이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되다 보니 발코니를 확장하면 실사용 면적이 약 103㎡까지 늘어난다”며 “실수요자가 오랫동안 거주하기에 넉넉한 공간으로 설계됐다”고 말했다.
향후 공급될 단지에서도 특화설계 평면 선호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롯데건설이 이달 서울 동작구 사당 2구역 주택 재건축을 통해 공급하는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는 테라스로 특화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49~97㎡ 959가구 규모이며, 이 중 562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전용 49㎡는 3면 개방형 평면이다. 전용 59㎡T형은 테라스를 갖춘 테라스 하우스로 짓는다.
대우건설이 경기 시흥시 대야동 418의 21 일원에 공급하는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는 초고층에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소형이 포함됐다. 아파트 2003가구 중 소형은 전용 59㎡ 264가구, 75㎡ 513가구 등이다. 전용 59㎡B형에는 드레스룸과 파우더룸까지 갖춘 안방을 조성한다. 75㎡형에는 확장 시 건식과 습식욕실을 분리할 수 있는 스마트 욕실과 팬트리가 설치된다.
GS건설이 경북 김천시 일대에 짓는 ‘김천 센트럴자이’(930가구)는 소형 주택형에 넓은 서비스 면적을 제공한다. 전용면적 74A㎡의 경우 3면 개방형 설계를 통해 40㎡ 규모의 발코니를 제공한다. 전용면적의 절반 이상을 서비스 면적으로 제공해 실사용 면적이 약 114㎡까지 넓어진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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