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 이후] 황교안 합참 방문 "작은 개미구멍이 둑 무너뜨린다"

입력 2016-12-11 18:00  

황교안 권한대행 주말 광폭 행보

국무위원 간담회 주재
"경제 특단의 시스템 강구하라"

정치권 여·야·정 협의체 요구
"황교안 대행 체제 지속 힘들 듯" 지적도

백악관 "황교안 대행과 협력 기대"



[ 김주완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사흘째인 11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대행 직무를 맡은 뒤 첫 현장 일정이었다. 안보 중심의 국정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경제와 사회 현안은 해당 부총리에게 일임하고 있다. 황 대행이 대통령 탄핵과 동시에 국정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야당의 국정 참여 요구가 거세지면 황 대행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정 최우선 과제는 안보”

황 대행은 이날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작은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60만 장병 한두 사람이 실수하거나 방심해도 안보에 허점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사명감을 갖고 복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정에는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도 수행했다.

애브릴 헤인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0일 밤(한국시간)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에게 전화해 “미국은 한국의 변함없는 동맹이자 우방이고 동반자이며,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된 황교안 국무총리와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지난 10일 오전에는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첫 업무 보고를 받았다. 총리실과 청와대 비서실은 2004년 고건 전 대행의 전례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는 청와대, 총리 업무는 총리실에서 보좌를 받기로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았다. 황 대행은 12일부터 이틀 동안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고 수석별 현안 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수석비서관회의는 주재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 관리에 만전 기해달라”

황 대행은 10일 오전 11시에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주재했다. 국무위원들은 탄핵이 가결된 9일 오후 7시에 한자리에 모인 뒤 16시간 만에 다시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 황 대행은 “경제를 위한 특단의 시스템을 강구해 달라”며 “대내외 불안이 과도한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제와 사회 분야의 구체적인 현안은 각 부처에서 맡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말 동안 경제5단체 간담회, 외신기자 간담회 등을 챙기며 바쁘게 움직였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긴급 사회부처 국무위원 간담회를 열고 주요 사회정책 현안을 챙길 계획이다.

◆정치권의 국정 참여가 변수

일부에서는 황 대행 체제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에서 여·야·정 협의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황 대행은 추미애 대표가 제안한 국회·정부정책협의체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여·야·정 협의체’ 제안에 즉각 응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선(先)총리 교체, 후(後)탄핵’이 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천추의 한’도 있지만 정치는 현실을 인정하고 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황 대행 등에게 정부의 로드맵을 제시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여·야·정 협의기구 논의에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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