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우울증 방치하는 한국

입력 2016-12-11 18:01  

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모든 일에 관심을 잃고 항상 피곤하며 잠을 못 이루고 죽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우울증은 10명 중 1명 이상이 일생 중 한 번 이상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우울한 기분, 흥미 저하, 체중 감소나 증가, 불면이나 수면과다, 안절부절못하거나 말이나 움직임이 평소보다 느려지는 증상, 피로 또는 기운 없음, 무가치감이나 죄책감, 사고력이나 집중력의 저하, 자살사고, 계획 또는 자살 시도 중 다섯 가지 이상의 증상이 최소 2주일간 거의 매일 지속되면 우울증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우울증이 위험한 것은 적절히 치료받지 못할 경우 자살 시도 위험이 매우 높은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 자살은 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률이 높은데, 우울증 진단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사람이 많은 것이 문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증상을 경험한 사람 중 절반은 진단받지 못하고 방치된다고 한다. 이렇게 방치되면 10% 이상이 자살 시도를 하는 것이 큰 문제다.

우울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가 문진과 진찰을 해야 한다. 우울증 증상이 모호하게 나타날 수 있고, 우울증 이외에도 다른 질병과 약물 등 여러 원인으로 일시적인 우울감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 진단이 내려지면, 상담과 함께 항우울제 약물치료로 좋은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우울증의 진단율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환자를 자주 만나는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동네 의사의 역할과 책임이 매우 크다. 우울증 환자 대부분이 불면증, 체중 감소, 만성피로 등 모호한 증상으로 병의원을 찾기 때문에 의사가 개별 증상 치료만 할 것이 아니라 우울증 진단을 정확히 내려야 환자를 위험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이나 직장 근처에 방문하기 좋은 단골 의원 하나를 정해 몸이나 마음에 불편함이 있을 때마다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우울증 조기 발견과 치료에 중요하다.

우울증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평소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의사를 찾아가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울증 치료율이 10%로 최하위이고 자살률은 1위인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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