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최우선 과제 정치서 경제로 이동…코스피에 긍정적"

입력 2016-12-11 18:22  

대표 펀드 매니저들이 본 탄핵 후 증시 향방


[ 송형석 / 이현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꺼풀 제거된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 주식시장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번주 한국 증시도 상승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의 릴레이 인터뷰에 응한 주요 자산운용사의 간판급 펀드매니저들도 대부분 투자자의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 부문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효과가 어떻게든 지수에 반영될 것이란 논리다.

투자자 얼마나 돌아올까

향후 시장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펀드매니저들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CIO·최고투자전략책임자)과 전경대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상무(주식운용팀장)였다. 허 부사장은 대통령 탄핵을 주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해석했다. 국가 리더십 불안으로 증시가 낮게 평가받았던 현상이 완화되고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정치’에서 ‘경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허 부사장은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경기가 계속 곤두박질쳤다”며 “누가 새 지도자가 되더라도 경기 회복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는 국면인 만큼 주식시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수급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는 견해다. 그는 “얼어붙어 있는 대북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북 이슈와 연결해 한국을 불안한 투자처로 간주했던 외국인들의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상무도 탄핵의 증시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상무는 “탄핵 찬성표가 예상보다 10% 정도 많은 234표에 달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정치권 내부의 교통정리와 새로운 국가 지도자 선출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다른 펀드매니저들의 반응은 다소 신중한 편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CIO)은 앞으로의 증시를 지수가 폭등하는 ‘열탕’이 아니라 은은하게 주가가 유지되는 ‘온탕’ 정도가 될 것으로 점쳤다. 탄핵안 가결은 호재지만 ‘산타랠리(연말 상승장)’의 보증수표로 간주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는 설명이다. 국회 표결 전부터 탄핵 가능성이 높게 예상된 데다 이번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폭과 속도 등 확인하고 가야 할 해외 변수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리로 주식을 현금으로 바꿔놓은 투자자가 꽤 많다”며 “이 투자자들이 증시로 되돌아오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사장 역시 “혼란과 불확실성이 다소나마 줄어드는 정도”라는 견해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생각만큼 정치 이슈에 민감하지 않다”며 “월요일 개장 시점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몰려들 것이란 기대는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련주 반등 모멘텀?

개별 업종으로 초점을 바꾸면 좀 더 구체적인 예측이 나온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주가가 급락한 중국 관련주들의 반등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난 9일 장 마감 후 사드 피해주로 분류된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업종 대표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시간 외 거래에서 0.94% 올랐다. CJ E&M(0.66%)과 에스엠(0.73%)도 강세를 보였다. 전경대 상무는 “사드 피해주들이 확실히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탄핵이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사장은 “탄핵 가결은 이미 지수에 반영됐고 사드 재논의는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며 “탄핵이 상승장을 이끌 것이란 주장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탄핵을 필두로 한 국내 문제들보다 미국 금리인상, 원·달러 환율 추이 등의 요인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도 “냉정하게 볼 때 탄핵이나 사드는 호사가들만 관심을 갖는 문제”라며 “결국 철강이나 건설, 정보기술(IT) 등 실적 대비 주가가 나쁘지 않은 업종만 선별적으로 오르는 지극히 정상적인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형석/이현진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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