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서 국제부 기자) 미국 사회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배경은 무엇인지, 트럼프 시대를 이끌어갈 인물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러한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지난 5일 ‘트럼프 캠프 대(大)해부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회에는 예상인원인 180명을 훌쩍 뛰어넘어 23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트럼프 시대에 대한 궁금증이 그 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강연회 참석이 어려웠던 한국경제신문 독자를 위해 강연자들의 약력과 함께 강연 전문을 싣는다. 원고지 200매 이상의 많은 분량이어서 3회에 걸쳐 게재한다.
강연회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트럼프 지명과 대통령 당선까지 예견해 온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1시간에 걸쳐 트럼프 현상을 분석했다(전문 게재 ①편 ‘천재형 광대’에서 ‘장사꾼’까지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12076161i).
2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주변 인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에 도전한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전문 게재 ②편). 3부에서는 정 주필과 두 명의 강연자가 토론을 한 뒤 청중과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전문 게재 ③편). 강연 전문은 생생한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현장의 표현을 대부분 그대로 살렸다.
“트럼프는 한국이 정당한 대접을 해주는지 확인받고 싶어한다”
=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의 미국 대선 분석
= “트럼프가 주한미군 주둔비 엄청 높일 거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 “돈 더 내라고 하면 다 주지 말고 왜 지금처럼 주는 것이 공평한지 설득해야”
= “트럼프 캠프에서는 선거 이틀 전에 300대 200으로 이긴다고 결론 냈다”
= “미국도 비겁한 정치인들이 많아… 지역구에 돈 끌어다주는 게 최고인 상황”
= “백인 경찰이 총에 맞아죽으면 신경도 안쓰는데 흑인을 쏘면 하루 종일 방송”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1955년 서울 출생, 1970년 미국 이민
-1974년 오거스타대 입학
-1980년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 경찰
-1994년 CMS(콘티넨털 밀리터리 서비스, 군수물자 납품회사) 대표
-2011년 24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2013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2016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12지구)
<강연 전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사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는지 유진철 전 회장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 한국 왔을 때 미국에서도 정규재TV 자주 본다고 했습니다. 지난 트럼프 선거 과정에서 전화도 많이 했습니다. 유 전 회장은 미국에 간 지 45년이 됐습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을 지냈고 최근에는 조지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출마했습니다만 당내 경선에서 떨어졌습니다. 트럼프의 무엇이 마음에 들었나요.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머리 좋고 다이나믹한 한국분들 앞에서 어떤 얘기 해야 좋은 얘기 들었다고 생각할까 때문에 고민을 했습니다. (한국에) 도착한 지 사흘됐는데 오랜만에 한국분들 앞에 서니까. 시차도 있지만 새벽에 일어나서 걱정이 돼서 몇 자씩 적었습니다. 여하튼 불러줘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도널드 트럼프의 특징입니다. 트럼프는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앞으로 8년을 미국과 (동맹으로) 함께 싸워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 평화를 위해 미국과 함께 싸워나가야 할 파트너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평화입니다.
제가 트럼프와 직접 사업을 했다는 건 아닙니다. 2014년 4월에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했습니다. 2014년 4월부터 거의 1년동안 조지아주 전체를 다니면서 선거운동 했지요. 조지아주 주민들 앞에서 제가 했던 선거 유세가 트럼프와 아주 흡사했습니다. 1년 6개월 후에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출마했을 때 말했던 것과 너무나도 흡사했습니다. 트럼프 캠프에 가서 나한테 돈 내야 하는 거 아니냐, 왜 내가 쓴 공약을 당신이 쓰느냐 할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이춘근 박사가 학문적으로 미국 정치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만 저는 제가 직접 후보자로서 유권자들과 만났을 때 피부로 느꼈던 것을 얘기하려 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고 있느냐를 먼저 얘기하겠습니다.
버락 오바마가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됐을 때 많은 주류 미국인들이 오바마를 밀어주자고 했습니다. 흑인들이 그간 인권 침해 당한 것 등 흑백 문제를 오바마로서 끝을 내자고 많은 사람들이 열렬히 지지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오바마는 국민들을 하나로 뭉치기보다는 갈라버렸습니다.
특유의 리버럴한, 좌측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미주리에서 흑인 폭동이 났습니다. 16, 15살쯤 된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이 인도 사람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담배를 집어들고 그냥 나갔습니다. 주인이 막았는데 밀치고 훔쳐서 나갔습니다. 경찰이 출동해서 용의자 잡아서 심문하는 과정에서 흑인 청소년이 경찰을 폭행했습니다. 경찰관이 안경이 부서진 상태에서 흑인 청소년에게 총 여섯발을 쐈고 세 발이 맞았습니다.
미국의 리버럴한 미디어가 사건의 배경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그냥 경찰관이총을 쏴서 사살했다고만 보도했습니다. 그래서 흑인들 폭동 났습니다. 데모했습니다. 그런 일이 미국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접하진 못하지만 미국 경찰이 근무 중 총 맞고 사망하는 경우 너무나 많은데 보도가 잘 안 됩니다. 그런데 가끔 가다 흑인이 경찰 총 맞고 죽으면 하루 온종일 떠듭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유행처럼 번집니다. 미주리라든가 볼티모어라든가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대도시 다운타운에서 백인들이 많이 떠났습니다. 대도시에는 흑인들이 많이 살다 보니 투표를 하면 시장도 흑인, 검사도 흑인, 군수도 흑인, 소방서장도 흑인입니다. 군청에 들어가면 직원 70~80%가 흑인입니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흑인들은 시스템이 잘못돼서 우리가 피해 본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정치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손으로 돈 안 벌어본 정치인들은 (힘을 실어줍니다). 한국의 사정은 잘 모르겠습니만.
미국에서 많은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냐면 우리가 데리고 있는 연방정부 정치인, 자기 손으로 돈 안 벌어 본 전문정치인들이 당선되기 위해 흑인들 손 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연방 정부의 예산 60%가 복지로 나갑니다. 많은 미국 사람들, 주류 백인들이 이를 매우 괘씸하게 생각합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만들어낸 국민연금, 그때 당시에는 기가 막힌 연금보험을 만들었다고 박수를 쳤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이 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는 이유가, 제가 저의 선거 때 했던 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미국)는 이 무료 복지정책을 멈춰야 합니다. 복지정책은 한번 만들면 없앨 수 없습니다. 늘어나면 늘어났지.
우리가 기본적으로 먹거리를 해결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합니다. 하지만 음식 지원 받는 사람들은 불법으로 가게 주인에게 100불짜리 가져다 주고 50불 현금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걸로 마약 사먹고 술 사 먹습니다. 그게 너무 만연하다 보니 이제는 사람들이 일을 안 합니다. 왜 우리가 일을 해야 하느냐.
제가 조지아 사는데 흑인들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뭐라 했느냐. 링컨 대통령이 흑인 해방한지 150년 됐는데 왜 아직도 노예 근성 못 버리고 있느냐. 노예 근성 없애야 진정한 미국인이 될 것이다, 부르짖고 다녔습니다.
그래서 제가 동양인 없는 지역에서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갔을 때도 (백인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바로 우리가 하고 싶던 얘기를 네가 해주는구나. 왜? 우리가 하면 백인이 인종차별한다고 하니까. 마이너 중의 마이너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해하고 진정 미국적인 사고방식을 얘기해줘서 너무나 고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상당한 인기 끌었습니다. 내가 이번에는 드디어 당선 되겠구나 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2014년 2월에 불행히도 제가 상원의원 선거를 포기하고 하원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왜냐면 미국 의원은 펀드레이징(후원금 모금)이 돼야 하는데, 당에서 보니까 펀드가 별 볼일이 없었습니다. 500만불 정도는 레이징을 해줘야 하는데 안 되니까.
다시 하원으로 갔을 때 저를 이겼던 하원 의원이 현역의원이었습니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미국 국민들은 원하는 걸 굉장히 극렬하게 싸워서 쟁취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공화당 의원들은 너무나 기회주의적입니다. 미국에 있는 공화당 의원들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나왔을 때 전문적인 기존 공화당 정치인들이 트럼프를 도와주지를 않았습니다.
왜냐. 공화당의 보수적 기치를 들었으면 그 가치를 가지고 열심히 싸워야 하는데 당선만 되면 민주당 눈치 보고 민주당 원하는 쪽으로 갑니다. 왜냐면 국민들은 뭐 해준다 하면 좋아하니까요.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케어(전국민 대상 의료보험제도)를 추진하려 했을 때도, 공화당이 반대해서 통과 안시켜야 되는데 공화당 의원들이 투표해 주는 우를 범했습니다.
이번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국이 앞으로 30년, 40년을 결정합니다. 동성결혼, 낙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결국 대법원에서 결정해줘야 하는데 그 중요한 법관 한 자리가 공석입니다. 이 자리가 미국 전체 분위기를 완전 좌로 가게 할 것인가, 우로 가게 할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새로운 대통령 나오지만 대법관은 종신제입니다. 한번 뽑아놓으면 죽을 때까지 가기 때문에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래서 샤이(부끄러움을 탐)하고 미국 걱정하는 많은 미국 주류들이 이번에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 선거에서는 투표를 많이 안 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선거에 크게 관심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인드가 바뀌었습니다. 내버려두니까 미국이 점점 이상해진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미국이 지금 현재까지는 너무나 많이 사회주의적 국가로 변해있습니다. 미국 사람들도 어느 날 눈을 떠보니까 너무 사회주의적인 국가다, 깜짝깜짝 놀라서, 이러면 안 된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캠프에서는 선거 이틀 전부터 거의 300대 200(선거인단수)으로 (트럼프가) 이겼다고 결론 나 있었습니다. 많은 언론들이 민주당 지지자들이 투표 안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철저하게 (했습니다). 친구들에게도 물어보면, 나 이번에 누구 찍을지 몰라, 하는 사람들은 다 도널드 뽑은 사람입니다. 제가 친하게 지냈던 스티브 배넌(트럼프가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지명)에게 물었습니다. (힐러리를) 역전할 수 없는 것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괜찮냐? 그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꼭 이겨야 할 주에서 이미 승기를 잡았고. 이길 수 있다고 선거 이틀 전부터 말했습니다. 당원들에게 300대 200으로 이겼다, 우리를 믿어라, 그렇게 말했습니다.
미국 땅에서 예부터 대대로 살아오던 멕시코 사람들이 있습니다.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등 옛날 멕시코 땅에 살던 라티노들도 다 공화당 찍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저는 미주 청년회장을 한번 해봤기 때문에 미주동포들과 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와 많이 얘기를 해봤는데, 힐러리 쪽이었습니다. 미주 한인회에서는 힐러리 지지 세력 강했습니다. 코리안-아메리칸 중에는 공화당을 미는 사람 숫자가 적었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 되면 방위비 부담을 어마어마하게 요구할 거다? 저는 그렇지 않을 거다고 감히 생각합니다. 자신 있으니까 말하겠습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페어(공평)한 것입니다. 비즈니스 마인드 가진 사람이니까 잘 협상하면 됩니다. 왜 너희 (한국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50만 내고 100을 안 내냐 라고 하면 100을 낼게, 하지 말고 왜 우리가 50을 냈는가를 열심히 설명하면 됩니다.
흥정할 때 달라는 대로 툭 주면 안 됩니다. 그러면 그쪽에서 150을 부를 걸 그랬나? 싶지 않겠습니까. 생각해보세요. 100을 내야 하는데, 왜 50만 내느냐 했을 때, 50을 내는 사람은 최대한 성의를 다한 것이다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다만 가장 마지막에 정 필요하면 60은 낼게 라고 하면 윈윈(win-win) 협상이 됩니다.
(트럼프는) 이런 걸 원합니다. 내가 과연 정당한 대접을 받고 있느냐(를 확인받고 싶어합니다). 방위비 분담 같은 경우는 자신 있게 이 앞에서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 한국이 동반자라고 할 때에는,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스티브 무어(트럼프의 경제고문이자 정책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수석연구원)라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동반자는 내가 파트너를 찍어 누르면 동반자가 아니다고 합니다. 같이 잘 가야 동반자다 하는 주장을 폅니다.
부부도 그렇습니다. 부부가 둘이 잘 마음 맞춰 가는 게 원만한 결혼생활이지 하나가 다른 하나를 찍어누르려고 하면 오래 못 가지 않습니까. 간단한 논리입니다. 제가 감히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동반자 입장으로서 여러분이 이제껏 해온 대로 하면 도널드 트럼프는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왜냐? 정치인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해야 좋은 결과 나옵니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역 쪽도 얘기 많이 나올 거 같은데, 일방적으로 와서 누르려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얘기 많이 합니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이었던 시절 국민들에게 뭐라 선전했냐면 NAFTA하면 미국 일자리 늘어나고 미국에게 큰 이익 될 것이라 했습니다. 20년 지난 오늘날 보니까 모든 비즈니스를 멕시코에 뺏기고 미국이 얻는 게 없습니다. 트럼프는 정치적 발언을 한 게 아니라, 잘못됐다, 공정한 룰에 의해 같이 살아야 하는데 잘못됐다고 한 것입니다.
(멕시코) 불법 이민도 그렇습니다. 미국은 옥수수를 많이 생산하는데, 다 쓰고 다 먹고도 남는 옥수수가 너무 많습니다. 로비스트 동원해서 멕시코에 팔자, 이런 게 NAFTA의 처음 발단입니다. 너무 싼 옥수수가 멕시코에 들어가다 보니 멕시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멕시코는) 타코(옥수수로 만든 스낵)를 많이 먹어서 옥수수를 많이 재배합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보통 소규모로 옥수수 농장했는데 거의 덤핑 가격으로 (미국산) 옥수수가 들어가다 보니까 일자리 잃었습니다. 결국 멕시코 사람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결과를 초래했지요). 경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하나를 건드리면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이번 선거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분노했던 것입니다. 미국이 그동안 2차대전으로 한국전, 월남전, 걸프전 등으로 해외에 많은 미군들을 파병했습니다. 중동전쟁도 거의 끝나 갑니다. 그런데 그 전쟁이 끝난 게 아닙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고통받는 상이군인들을 미국 정부가 20, 30년 먹여 살려야 합니다. 이것이 미국에 너무나 큰 부담입니다. 전쟁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라 참전 군인들이 돌아와서 나라에서 치료해주고 먹여살리다 보니 비용이 엄청납니다.
많은 국민들이 왜 해외 전쟁에 참가해서, 우리 국민들이 부담을 떠안아야 하냐, 뭔가 바꿔야겠다, 이런 데서 분노합니다. 월남전 이후 미국에서 대규모 데모가 없어졌는데 요근래 미국에 여러 도시에서 폭력적 데모가 나고 있습니다. 누군가 (기성 정치권의) 바깥에서 나와서 미국을 깨끗하게 좀 해줘야 겠다 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이 된 것입니다.
요즘 여기 데모들 하시죠? 한가지 박수치고 싶은 건 폭력적 사고가 안 나서 다행이다는 겁니다. 만약 미국에서 저 정도 사람들이 모였으면 도시 하나가 박살이 났을 것입니다. 상점 도둑질 다 하고요. 한국 사람들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좌측에 있는 사람들, 진보주의자들의 사고 방식은 너무나 똑같습니다. 아주 똑같습니다.
사회주의자들이 말하는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입니다. 하향평준화시키는 평등입니다. 기회의 평등을 얘기해야지요. 리버럴한 사람들은 항상 결과를 평등하게 (하자고 합니다). 누구는 일 안 하고 누구는 일하면서 돈은 같이 벌어야 하는.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그런 생각 안하고 있는지 몰라도, 미국에는 그런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청년들이 부모들에게 도움 안 받아고 (은행) 융자 받아서 대학을 졸업합니다. 자신이 가고 싶은 직장 없으면 대학 졸업하고 세차장에서 일합니다. 다행히 직업을 얻었다고 해도 대학 다닐 때 얻은 융자금 갚느라 10년을 뼈빠지게 일해야 합니다. 결혼도 못합니다. 이런 게 만연하다 보니 대선에도 영향 미쳤을 겁니다. 결국에는 경제, 일자리입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한 말을 보시죠. 법인세 깎겠다는 말은 법인세 깎아서 비즈니스가 좀 번성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자리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미국의 정치인들이 얼마나 썩어있냐면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 오바마케어 등으로 건강보험에 문제가 많습니다. 70명을 고용하는 스몰 비즈니스 하던 사람이 오바마케어가 50명 선을 그어놓다 보니(50명 이하 사업자에게만 오바마케어 강제가입 의무를 없애주다보니) 20명을 내보냅니다. 20명을 비정규직으로 만든 것입니다.
미국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면 풀타임 40시간 일을 안 하려고 합니다. 왜? 정부에서 대주니까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 선까지만 일하려고 합니다. 정치인들은 환경문제 때문에 파이프라인(원유수송용 장거리 파이프 건설) 같은 것을 반대합니다. 그래 놓고 가스값이 오르면 왜 이러냐? 합니다. 두 얼굴입니다.
미국의 가장 고질적 병이 뭐냐면 지역구 국회의원들, 연방의원들의 행태입니다. 연방에서 얼마나 돈을 끌어서 내 동네로 가져가느냐에 아주 혈안이 돼 있습니다. 그게 미국 말로 말하면 “bring home the bacon(브링 홈 더 베이컨·집으로 베이컨을 가져와라)”입니다. 우리 동네 길 닦아주고 그러면 그 국회의원이 최고인 줄 압니다. 미국에서도 집에 베이컨을 갖고 오면 정치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뒤에서 쓱싹쓱싹 해서 네가 오천만불 가져가고, 내가 일억불 가져가고. 국가의 돈을 뜯어먹는 도둑놈들입니다. 그래놓고 끝에 가서 ‘누가 이 정부 돈을 다 훔쳐갔지?’라고 합니다. 자기는 아니다 그겁니다. 이미 했는데 말이죠. 조지아주도 보면 하루에 차가 한 대도 안 지나가는데 수천만불 들여서 고속도로 기가 막히게 깔아놨습니다. 우리 아들 세대까지 그 돈을 대야 하는 셈입니다.
트럼프가 말하는 건 이런 거 안 하고 현실적으로 정말 필요한 사업만 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회에서 규제 하나 들여오면 그거 받아주는 대가로 규제 두 개 없애겠다, 규제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입니다. 정치인은 우리나라, 우리 지역에서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그걸 걱정을 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안 해본 정치인이 비즈니스 하는 사람 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한국 말로 ‘언어도단’입니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한테는 비즈니스 하게끔 만들어줘야 합니다. 당신이 비즈니스 하는 데 어려운 게 뭐냐 물어봐주고요. 비즈니스 잘 할 수 있게 어떻게든 도와줘야 하지요. 자기 동네에 예산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양질의 직업이 창출될 거 아닙니가. 구멍가게에 가려고 우리가 대학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어저께 군산 갔다가 올라왔는데, 여러분께 고개 숙여 경의 드리는 건 우리나라 창밖을 보니까 비즈니스 인프라 (대단합니다). 여기 어르신들이 많은데 어느 개인이 착복한 게 아니라 젊은 시절 바쳐서 인프라를 갈고 닦았습니다. 교통망과 인프라가 너무 잘 돼 있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런 좋은 인프라 가졌는데 비즈니스 안 된다 하면 말도 안 됩니다.
과거에는 10년 실수를 해서 그걸 make-up(만회)하려면 1년이면 됐습니다. 지금은 1년 실수하면 10년 동안 따라잡아야 합니다. 그만큼 세상이 빨리빨리 돌아갑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여기서 무너지면(안 됩니다). 1960년대 제가 김포공항에서 조그만 보따리 들고 부모님 따라 미국 가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앞으로 우리는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합니다. (계속)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