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탄핵 이후의 증시…브라질 보면 '답' 나온다

입력 2016-12-12 11:01  

[ 김아름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정치 불확실성에 발이 묶였던 국내 증시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 탄핵 정국이 올해 초 있었던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때와 유사점이 많다며 탄핵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브라질 증시처럼 국내 증시도 완만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일 오전 10시4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3포인트(0.22%) 오른 2029.12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7.64포인트(1.29%) 오른 601.99에 거래 중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위기는 위축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탄핵정국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대부분 선반영됐고,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는 불확실성 제거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권한 정지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잠시나마 잦아들 것"이라며 "헌재의 탄핵심판 전까지는 완만한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 이후 브라질 증시의 행보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브라질의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는 비리 스캔들과 재정회계법 위반으로 지난 5월 탄핵 심판을 받았고 8월31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브라질 증시는 오히려 강세를 이어갔다. 연초 4만 포인트를 밑돌던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탄핵 심판 시점에 5만 포인트를 넘어섰고 호세프 대통령 퇴진 후에는 6만 포인트를 돌파했다. 시장이 정권 교체를 호재로 해석한 것이다.


지난 주말에도 100만명의 시민이 모여 즉시 퇴진을 외치는 등 정권 교체에 대한 시민의 의지가 드러났던 만큼 국내 증시도 브라질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찬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 리스크 제거에 따른 증시 개선세를 나타냈다"며 "이번 탄핵 가결은 증시에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해 당분간 국내 정치 이슈보다는 글로벌 경제 이슈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번 주에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중국의 시정경제지위 확보가 우리 증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은 잇따라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수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수록 한국산 제품이 상대적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12월 FOMC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불러와 수출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연구원은 "당분간 내수주보다는 수출주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중국과 경쟁 강도가 낮고 환율 상승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무선통신기기·디스플레이·자동차부품 업종의 대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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