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영 지뢰밭…금리인상·선거·경기침체 3대 위험 도사려"

입력 2016-12-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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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장이 꼽은 내년 리스크

2017 경영변수 은행장들에게 들어보니…
"금리 뛰고 집값 떨어지는 '이중충격' 걱정
대출 증가율 5%이내로…위기관리에 집중"



[ 김은정 기자 ]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주요 은행장은 내년 경영의 3대 리스크로 금리 인상과 선거 등 정치 이슈, 그리고 경기 침체를 꼽았다. 금리 인상은 자칫 가계부채 폭발의 뇌관이 될 수 있고, 국내외에서 잇따르는 선거는 정치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성장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잠재 리스크로 꼽혔다.


은행장들은 이 때문에 선제적인 관리가 내년 경영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내년 대출자산 증가율을 5% 미만으로 낮춰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보다 1~2%포인트, 작년 목표치에는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가팔라진 금리 상승세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시장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금리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8일 이후 한 달간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연 0.5%포인트 안팎 올랐다. 국고채 금융채 등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 대책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리스크 프리미엄인 가산금리를 올리면서 주택대출 금리 상승에 불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A은행장은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부채 부실 문제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비용 급증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 리스크도 고민

은행장들은 한국 대통령선거뿐 아니라 유럽 주요 국가에서 예정돼 있는 각종 대형 선거도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선이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을 올스톱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유럽발(發) 정치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내년 3월로 예정된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정당이 중도우파인 여당을 앞서는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에도 EU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국민전선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

B은행장은 “정치 불확실성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리스크 본질

은행장들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경기 침체였다.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급락이 맞물리는 ‘이중 충격’을 가장 우려했다. C은행장은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집값이 폭락하는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부동산 종류마다 부실률을 예측하고 관리 수준 등을 차등화하는 은행도 있다.

은행들은 여러 금융회사에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나 한계가구 등은 경제 충격이 발생했을 때 갑자기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미리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달 국회 예산정책처는 전국적으로 주택가격(2015년 대비)이 20% 급락하면 금융권 손실액이 최대 28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13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계부채가 금융시장 안정성까지 깨뜨릴 수 있다는 경고다. D은행장은 “모든 리스크의 본질은 경기 침체”라며 “경기가 불황일 땐 주택가격뿐 아니라 다른 시장까지 같이 침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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