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늘 IT과학부 기자) 엔씨소프트의 첫 자체개발 모바일 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출시 5일만인 12일 국내 양대 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출시 직후 “게임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과 함께 엔씨소프트 주가가 10%가까이 빠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게임을 차분히 즐겨본 이용자들은 “개발력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 답게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기자도 지난 주말 레드나이츠를 즐기다 재미있는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게임을 즐기려면 우선 기사단 이름을 정해야 합니다. 장난삼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름을 입력했더니 “그런 말은 함부로 입에 담으면 안돼요!”라는 문구가 떴습니다.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는 건 불경죄(?)라는 걸까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김 대표의 아내인 윤송이 사장, 친동생 김택헌 사업총괄 부사장 이름을 넣어봤더니 같은 문구가 뜨면서 캐릭터 생성이 거부됐습니다.
이재군 엔씨소프트 홍보팀 과장은 “엔씨소프트 임직원 가운데 위에 언급된 세 명 이름만 캐릭터 생성 금지 조치가 돼 있다”며 “사칭 행위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게임 안에서 ‘김택진’ 이름을 가진 캐릭터가 돌아다니면 정말로 김 대표인 것으로 착각하는 게이머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과장은 “이외에도 공인, 유명인 등을 사칭하거나 다른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 욕설 등을 제한하는 금칙어를 게임 내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게임이나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위트있는 멘트를 쓴 것에 대해선 “리니지는 40대 이상이 주로 즐기는 게임이라면 레드나이츠는 모바일 게임 주 이용자층인 20~30대를 목표로 한다”며 “젊은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레드나이츠 홈페이지에 올라온 게임 운영 관련 공지글을 보면 ‘부디 기사단 여러분께서 노여움을 푸실 수 있기를’ ‘미안할 짓을 왜 하냐는 여자친구의 말처럼 미리 잘하겠습니다’ 처럼 격식없이 친근한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모바일로 이용자 층을 넓히겠다는 엔씨소프트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끝)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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