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악화로 올해 주가 '내리막'
하나·모두투어는 이달 '반짝'
내년 긴 휴일 해외여행 증가 기대
유럽 매출 30% 이상 늘어날 듯
면세점 등 자회사 실적도 개선
[ 나수지 기자 ] 반복되는 일상은 때로 지겹다. 새 달력을 넘겨보며 ‘빨간 날’을 찾게 되는 이유다. 내년 달력에는 휴일 사이에 평일이 하루 끼어 있는 ‘징검다리 휴일’이 유독 많다. 휴일 사이에 낀 평일에 휴가를 내면 주말을 포함해 4일 이상 쉴 수 있는 달콤한 휴일이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징검다리 휴일에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이 늘어 여행주 주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와 사드에 짓눌린 주가
12일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08% 내린 7만3300원에 장을 마쳤다. 모두투어도 1.86% 내린 2만9000원에 마감했다. 이날은 주가가 최근 상승한 부담 때문에 내렸지만 이달 들어 하나투어 주가는 7.3%, 모두투어 주가는 6.2%가량 올랐다.
여행업체 주가가 상승세를 탄 것은 오랜만이다. 모두투어 주가는 최근 1년 최고점(지난해 12월23일)과 비교해 16%, 하나투어(지난해 12월21일) 주가는 38%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를 시작으로 올 1월 터키 이스탄불 폭탄테러, 3월 벨기에 브뤼셀 폭탄테러, 7월 터키 군부 쿠데타 등 유럽여행시장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좋은 유럽 매출 비중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20%에서 10% 초반대로 크게 떨어졌다.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해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자국 관광객 수를 규제한 것도 큰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한국으로 가는 관광객 수를 20% 이상 줄이라는 지침을 각 성의 여행사들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류에 대한 중국 정부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여행업체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했다.
◆내년 10월엔 최장기 휴가도 가능
하지만 올해 하락폭이 실적 대비 지나치다는 분석과 함께 내년에 여행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에 ‘샌드위치 데이(휴일 사이에 끼어 있는 평일)’에 하루 휴가를 내면 4일 이상 쉴 수 있는 징검다리 휴일은 네 번이나 있다. 내년 10월에는 월요일인 2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10일 동안 쉴 수 있는 ‘대박 연휴’도 기다리고 있다. 개천절 추석 한글날이 연달아 붙은 덕이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유럽여행을 계획했다가 안전 문제로 포기한 여행객들이 올해 다시 여행을 계획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해외로 여행하기 좋은 긴 휴일이 많아 여행사들의 유럽 지역 매출이 내년 1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업체들이 보유한 자회사 실적이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란 전망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하나투어는 에스엠면세점, 모두투어는 자유투어를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에스엠면세점은 지난 3분기까지 누적기준 영업적자 208억원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내국인 출국자를 중심으로 면세점 전략을 재편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 늘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인수한 자유투어가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저가형 상품을 주로 파는 자유투어와 고가 상품을 주로 다루는 모두투어가 판매망을 공유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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