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는 가을·겨울 시즌 도심에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형 아웃도어가 패션 흐름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최근 불고 있는 가치 소비 트렌드에 더해 아웃도어 시장이 영역을 확장하면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다. 아웃도어의 강점인 기능성을 살리면서도 캐주얼로 활용할 수 있는 도회적 디자인 제품이 많이 나왔다.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평상복과 쉽게 매치할 수 있도록 한 단색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과한 장식 없이 절제된 스타일에 라인은 세련되게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원래 아웃도어 의류는 야외 활동에 특화된 디자인이 많았다. 산속이나 설원에서 눈에 잘 띄도록 빨간색 등 원색 위주로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기하학 패턴 등을 넣어 화려하게 꾸미기도 했다. 이제는 일상에서도 실용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이 주목받으면서 지난 몇 년간 큰 인기를 누렸던 두툼한 헤비다운의 인기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고 회사 측은 전망했다. 라이프 스타일형 재킷, 라인이 살아 있는 다운이 이번 시즌 유행 아이템으로 새롭게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아웃도어 시장에서 꼽히는 또 다른 변화는 과거에 비해 기능성보다 스타일이 중요해졌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치열한 기술개발 경쟁을 벌여 제품 기능성은 상향 평준화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소비자들도 기능적 측면만 강조하던 아웃도어 의류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던 고기능성 위주의 제품보다 기능성을 갖추면서 스타일도 살려주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제품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LF의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는 허리 벨트 포인트로 날씬한 라인을 살려주는 여성 롱 다운 재킷을 주력 제품으로 선보였다. 아웃도어 정체성을 드러내는 고어텍스, 윈드스토퍼 등 기능성 소재를 활용해 제작했다. 스타일리시한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 부드러운 촉감에 광택감을 소재에 더했다. 또 퀼팅 패턴을 더한 소재도 많이 사용했다. 제품 색상은 세련된 느낌을 주는 화이트(흰색)와 블랙(검정), 회색 등 흑백 색상이 주로 쓰였다. 브라운(갈색), 카키색도 이번 시즌 핵심 색상으로 주목받았다. 아이보리(상아색), 베이지, 차콜(먹색), 그레이시 블루(회파랑), 다크 그린(짙은 녹색) 등 무난한 색상도 두루 썼다. 지나치게 튀는 색은 지양했다.
라푸마는 TV광고에서도 스타일을 강조했다. 광고에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주력 패딩 제품인 ‘샬레’를 입은 모델의 모습이 나온다. ‘라푸마 샬레로 숨막히는 프렌치 아웃핏’이라는 문구를 통해 디자인 차별성을 강조했다. 겨울에도 섹시해 보일 수 있는 패딩이라는 점을 내세웠다.
라푸마의 이번 시즌 광고 슬로건인 ‘스타일로 회복하다’는 그동안 아웃도어 의류가 기능성에 집중해왔으나 차별화할 수 있는 가치는 결국 스타일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라푸마에서 새롭게 출시한 샬레 패딩이 대표 제품이다. 프랑스 감성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색감이 돋보인다. 여성용 샬레 패딩은 깔끔한 프랑스 스타일 디자인에 허리 벨트와 라쿤 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줬다. 겨울에도 날씬하고 세련되게 입을 수 있다. 최고급 나일론 소재와 구스다운(거위털)을 사용해 한겨울에도 가볍고 따뜻하게 착용할 수 있다.
허은경 LF 라푸마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최근 아웃도어 시장에 불어온 스포티즘과 캐주얼 흐름으로 단순히 제품의 기능성만 강조해서는 소비자가 만족하지 않는다”며 “언제 어디서든 멋지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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