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줄곧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대미 통상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하고 있고, 남중국해 문제에서도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엊그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직접 전화통화를 한 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할 수 없다며 소위 중국의 핵심이익까지 건드렸다. 중국이 당황해하며 반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달 외교저널 포린폴리시(FP)에 아시아 동맹 유지를 위해 힘을 통한 평화전략을 추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방예산 삭감 중단과 미 해군력 강화 등을 주장해 관심을 끌었다. 이는 후보 시절의 정책과도 상당한 거리를 두는 것으로 네오콘을 능가하는 강성노선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특히 중국의 남중국해 도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무대응을 비난하면서 남중국해 자유 항행권을 강력히 수호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도 있다. 아시아에 대한 행동이 오바마 때보다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방위비 분담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동아시아 정책기조는 분명하게 정립되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아베 일본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일 일본에서 정상회담을 강행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만류가 있었지만 일본도 러시아도 개의치 않는다는 분위기다. 러·일 정상회담은 대중국 견제를 바탕에 깔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가세하는 형세다. 소위 G2시대의 종언이 예고된 셈이다. 트럼프는 한국은 어느 편인지를 물을 수도 있다. ‘혈맹’이라는 단어가 겉돌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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