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생기면 완화 어려워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을
[ 강현우 기자 ] 규제를 줄이려면 국회의원들이 법안 건수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13일 자유경제원이 연 ‘법체계 개혁:규제우선(포지티브) 제도에서 자유우선(네거티브) 제도로’ 세미나에서 “행정부의 규제만능주의와 입법부의 법률만능주의가 합작하면서 급속하게 ‘규제우선 법체계’가 구축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특히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대한 시민단체의 평가 때문에 건수에 집착하는 국회의원이 늘어났다”며 “법률이 많아질수록 규제도 많아진다”고 진단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법률 수는 2012년 1286개에서 2016년 11월 말 기준 1388개로 102개 늘었다. 대통령령 수는 같은 기간 1492개에서 1625개로 133개 증가했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대한 평가도 규제를 완화하거나 네거티브 규제를 추진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가 이미 만들어지면 이를 완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규제 제도를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어떤 행위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예외적인 경우에 금지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포지티브 제도는 특정 행위를 기본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법치국가는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국가의 권력은 최소한으로 줄이는 나라”라며 “법치국가의 법체계는 네거티브 제도가 원칙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유경제원은 “법체계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용어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며 “포지티브 제도를 ‘규제우선 제도’로, 네거티브 제도를 ‘자유우선 제도’로 바꿔서 부르자”고 제안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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