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경계가 사라진다"…CES, 가전쇼라 쓰고 모터쇼라 읽는다

입력 2016-12-15 18:26  

CES, 내년 1월5일~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개최
10여개 완성차 업체 참가…477개사 자동차 제품 전시
현대차,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도심 누비며 시연
혼다 '감정 엔진' 장착한 콘셉트카 뉴브이 공개



[ 노경목 / 김순신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가 갈수록 모터쇼로 바뀌고 있다.”

최근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시넷은 내달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를 이같이 묘사했다. 시넷은 “전자업체와 자동차산업이 전례 없이 가까워지면서 둘 사이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CES에는 현대자동차와 포드, GM 등 10여개 완성차 업체가 참가해 미래 자동차를 선보인다. 각종 자율주행차와 전기자동차가 전시될 예정이다.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과 마크 필즈 포드 회장은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자동차 최고경영자(CEO) 2명이 기조연설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터쇼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미래 기술 쏟아내는 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이번 CES의 주제를 △연결성 △자율주행 △차량용 헬스케어 △개인 이동성 △친환경 교통수단 등 다섯 가지로 잡고 새로운 기능의 자동차를 공개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심 주행을 시연하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가 대표적이다. 차량 전면에 배열한 카메라 3대와 각종 센서, 고화질 지도, 충돌 회피 지원 시스템 등을 연동해 탑승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운전에 관여하지 않는 완전 자율주행차다. 지난달 공개됐지만 도심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과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처음 공개하는 ‘개인용 이동수단’도 기대를 모은다. 이동성을 극대화한 1~2인용 초소형 차량이라는 콘셉트다. 3~4개 정도의 바퀴를 달고 전기로 움직이지만 크기는 기존 차량의 절반 정도다.

현대차는 CES 개막 하루 전인 내년 1월4일 세계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간담회도 연다. 2009년부터 CES에 참가해 왔지만 미디어 관련 이벤트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서 자율주행과 관련된 ‘깜짝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엔진 등 내연기관에서 모터와 배터리로 자동차 핵심기술이 옮겨가면서 자동차와 전자제품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전자업체들도 IT를 바탕으로 자동차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CES는 자동차 시장을 조망하는 창구로서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전자업체들도 자동차 기술 경연

일본의 혼다는 ‘감정 엔진’이 장착된 콘셉트 카 ‘뉴브이’를 공개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운전자의 감정에 반응하는 자동차다. 미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패러데이퓨처도 첫 번째 전기차를 CES에서 공개한다. 최근 공개된 티저 이미지에서는 차량 전면부에 LED(발광다이오드) 띠를 둘렀다. 스위스의 린스피드는 2인승 자율주행 전기차 ‘오아시스’를 선보인다. 넓은 유리 패널에 안락 의자를 탑재해 자동차보다는 거실과 같은 느낌을 주도록 내부를 꾸몄다. 도요타도 AI를 중심으로 한 최신 차량 기술 개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자업체들 역시 자동차 관련 제품을 내놓는다. 올초 CES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 LG디스플레이 등은 보다 진전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일본 전자업체들도 자동차 관련 부품을 전시한다.

CES 참가 기업 4177사 중 477곳이 자동차 관련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개별 품목으로는 가전 및 스마트홈(1043곳), 웨어러블(824곳)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부피를 차지하는 자동차 관련 제품의 출시가 늘면서 CES 주최 측은 전시장 면적을 작년보다 15% 넓혔다.

노경목/김순신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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