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촛불 정국 후 첫 지역 방문 일정으로 17∼18일 전남 광주로 향한다.
17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들과 함께 광주의 상징 무등산에 오른 뒤 저녁에는 금남로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오전에는 망월동 5·18묘역을 찾아 백남기 농민 묘 등을 참배한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사실상 박원순 시장 대권 출정식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지만 호남 한 가운데 광주에서 수백명 지지자들과 무등산을 오르는 행사가 주는 메시지는 한가지뿐이라는 얘기다.
박 시장 측도 이번 광주 방문이 지역 요청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이런 해석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박 시장 광주 방문은 지난 5월 이래 약 7개월 만이다. 5.18을 앞두고 광주를 찾은 박 시장은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고 말하며 대권을 향해 큰 걸음을 뗐다.
그러나 대권 행보는 곧 이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발목이 잡혔고 이후에는 뚜렷한 반전 계기를 찾지 못했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박 시장 지지율이 접착제로 붙여놓은 듯 꼼짝달싹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미스터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 시장은 11월 초에 이미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며 촛불집회 참석을 선언하는 등 선명성을 드러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던지는 등 야권 지도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초강경 발언을 이어가는 등 촛불민심과 보조를 맞췄다.
야권 유일한 국무회의 참석자로서 국무위원들에게 사퇴하라고 일갈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 투자·출연기관 직원들이 매주 토요일 집회에 맞춰 대중교통 증편과 막차 시간 연장, 안전 관리, 개방 화장실 확보, 쓰레기 수거, 안내 등을 꼼꼼하게 지원했다.
이렇게 몸을 던졌지만 촛불 민심은 박 시장에게 오지 않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촛불 정국에서 상승세를 타며 야권의 엄연한 대선후보로 자리매김한 것과 대비되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22일이면 조선 시대까지 통틀어 최장수 서울시장이 되는 박 시장이 기록을 상당히 연장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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