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비밀 풀 'miRNA 생성과정' 연구, 올해 생명과학 우수 성과 '톱5'

입력 2016-12-18 18:33  

김빛내리·우재성 연구진 규명


[ 박근태 기자 ] 김빛내리 서울대 교수(기초과학연구원 RNA연구단장)와 우재성 서울대 연구교수(IBS RNA연구단 연구위원) 연구진은 올초 생명 현상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miRNA)를 만드는 공장인 드로셔 단백질 구조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RNA는 DNA가 가진 유전 정보를 이용해 단백질을 합성하는데, 이 중에서도 세포 분화와 암 등에 관여하는 게 마이크로RNA다. 연구진은 마이크로RNA를 만드는 데 드로셔 단백질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데 이어 올초에는 이 단백질 한 개와 DGCR8 분자 두 개가 결합된 형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처럼 마이크로RNA가 잘못돼 걸리는 질병에 대한 이해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국내 생명과학자들이 뽑은 올해 생명과학 분야의 최우수 성과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는 국내 의생명 연구 분야 종사자 1218명을 대상으로 올해 기초학술·응용기술·의과학 등 생명과학 분야의 우수 성과 톱5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과 함께 기초학술 분야의 성과로 꼽힌 찰스 서 포스텍 교수(IBS면역미생물공생연구단장) 연구진은 음식과 작은 창자 점막 사이의 면역반응이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지난 1월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몸속에 들어온 음식이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시스템에서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면역질환의 이해와 치료에 실마리를 제시했다. 세포가 스스로 노폐물을 청소하는 자가포식(오토파지) 작용을 조절하는 메커니즘도 한국 과학자들이 알아냈다.

백성희 서울대 교수는 감염과 노화, 암, 뇌질환 등을 조절하는 오토파지를 일으키는 스위치가 CARM1이란 효소라는 사실을 규명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소개했다.

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진이 지난 10월 한국인 30대 남성의 DNA를 세계 최고 정밀도로 해독한 한국인 표준 게놈 지도와 이종봉 포스텍 교수가 DNA 염기쌍이 스스로 오류를 인식하고 복원하는 원리를 규명한 연구가 기초학술 분야 올해 주요 성과로 뽑혔다.

미래 먹거리에 활용될 응용기술 부문의 톱5 연구 성과들도 선정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동진 책임연구원과 김영수 선임연구원은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을 분해하고 물에 타먹는 신약물질을 개발했다. 이상엽 KAIST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미생물로 고분자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과 김진수 서울대 교수(IBS유전체교정연구단장)가 신형 유전자 가위(CRISPR-Cpf1) 정확성을 규명한 연구를 발표해 응용기술 분야 우수성과로 꼽혔다.

의과학 부문 톱5 연구성과에는 변영로 서울대 교수팀이 개발한 암 혈관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항암치료제와 배진우 경희대 교수팀 등이 발견한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크론병을 억제한다는 연구 등이 꼽혔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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