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는 '촛불'…목소리 키우는 '샤이 친박'

입력 2016-12-18 19:06  

주말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

촛불 "대통령 사퇴하라"
8차 집회, 탄핵안 가결되자 정점 찍고 점차 줄어들어
성탄절 등 연말 다시 커질수도

친박단체 "탄핵 무효"
헌재 인근 등서 맞불 집회…20~30대 젊은층도 참가 '눈길'



[ 박상용/배정철/성수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절차에 들어가면서 서울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구던 ‘촛불’이 줄어들고 있다. 공이 헌재와 특검으로 넘어간 데다 성탄 전야(24일)와 제야(31일) 촛불집회를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비해 탄핵 정국에서 소극적이던 ‘샤이(shy) 박근혜’(공개적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던 박 대통령 지지층) 세력이 결집하면서 친박 단체의 집회는 규모가 커지는 양상이다.

◆규모 작아진 촛불집회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8차 주말 촛불집회는 친박 단체의 ‘태극기’ 물결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일 정도로 간소했다. 본 행사 전에 하던 이벤트가 없어졌고 집회 종료 시간도 밤 10시 이후에서 저녁 8시30분께로 앞당겨지는 등 ‘약식’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박근혜정권퇴진 국민행동)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져 밤늦게까지 집회를 하는 게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집회 참가자가 서울 65만명(경찰 추산 6만여명)을 비롯해 전국 77만명(경찰 7만7000여명)이라고 했다. 7차 집회(주최 측 104만명, 경찰 추산 16만6000여명)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촛불집회 인원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직전인 지난 3일(6차) 정점(주최 측 232만여명, 경찰 추산 43만여명)을 찍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는 등 ‘촛불의 목적’이 달성되자 참가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촛불집회 주최 측의 남정수 대변인은 “참가자는 줄었지만 본질적 문제의식이 변한 건 아니다”며 “올해 마지막 날 집중 집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의 목소리도 변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1~6차 집회 때 박 대통령 퇴진(탄핵)과 국정농단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7~8차 집회 때는 ‘한상균·이석기 석방’ ‘사드 배치 반대’ ‘재벌 해체’ 등 정치적 구호가 쏟아졌다.

◆맞불 집회 나선 친박 단체들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 50여개 친박 단체는 헌재 인근에서 맞불집회를 열었다. 집회 주최 측은 100만여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3만3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손에 태극기나 장미꽃, ‘탄핵 무효’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안국역과 청와대 주변을 행진했다.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태극기의 바람이 태풍이 돼 저 촛불을 꺼버리고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종북세력과 언론의 선동으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며 헌재의 탄핵심판 기각을 촉구했다. 천안에서 온 김영서 씨(67)는 “대통령이 재판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지도 않았는데 혐의로만 탄핵을 한 것은 위법”이라고 했다.

50~70대 중장년층 참가자가 다수였던 이전 집회와 달리 대학생, 직장인 등 20~30대 젊은 층도 눈에 띄었다. 부산에서 온 직장인 김찬우 씨(37)는 “박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쪽으로 편향된 언론 보도가 이뤄지고 있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228개 중대 1만820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양측 간 큰 충돌은 없었다.

박상용/배정철/성수영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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