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워커힐 면세점 특허 회복에 또 실패했다. 지난해 7월의 특허권 회수를 포함하면 세 번째 '낙방'이다. 사실상 면세점 사업 철수다.
하지만 주가는 이전 두 차례의 탈락 때와 달리 탈락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면세점 사업 철수가 전사 사업구조의 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SK네트웍스의 면세점 사업 철수가 기업가치 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내년부터는 전사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일 오후 1시32분 현재 SK네트웍스는 전날보다 10원(0.14%) 오른 70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선정에서 탈락했지만 주가는 이틀 연속 소폭 상승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 탈락에 따른 충격은 지난 두 번의 심사 후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차례의 특허 선정 직후 7.7%(2015년 7월), 24%(2015년 11월) 급락한 바 있다.
면세점 사업 철수가 SK네트웍스의 전사 실적에 주는 영향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워커힐면세점의 평균 연 매출은 3000억원 수준으로 SK네트웍스 전체 매출의 1.5%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연간 1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사업 중단과 재개 노력으로 인한 손실은 컸다.
올해 들어 SK네트웍스는 면세점 부문에서만 220억원의 손실(3분기 누적)을 냈다. 4분기에도 재고자산평가손실 충당금과 확장공사 이후 중단사업에 따른 상각 등으로 170억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자에서 최종 탈락한 것은 아쉽지만 선택과 집중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면세점과 패션사업 중단에 따라 당장 내년에 500억원의 손익 개선 효과가 있고 사업 역량을 렌탈 사업에 집중, 수익구조 고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번 탈락을 계기로 수익성이 낮은 면세 사업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SK네트웍스는 올해 들어 종합 렌탈 업체로의 변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동양매직(현 SK매직)을 6100억원에 인수하며 정수기 렌탈 사업에 뛰어들었고 타미힐피거, DKNY, 켈빈클라인 등의 라이센스를 보유한 패션사업 부문을 한섬에 매각했다. 여기에 면세사업까지 중단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유통 사업을 정리하고 렌탈 사업군을 강화하는 구조 개편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SK렌터카는 3분기말 기준 6만4000대의 차량을 보유, 롯데렌탈과 AJ렌터카에 이은 업계 3위의 렌터카 업체다. 이번에 인수한 동양매직 역시 내년에는 연매출 5000억원과 영업이익 50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패션 매각과 면세점 탈락으로 유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정수기 등의 렌탈 사업으로 주력 사업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주가 역시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4분기 실적은 부진하겠지만 내년부터는 실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종렬 연구원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6% 감소한 1370억원 수준에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76.6% 늘어난 242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내년 영업실적은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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