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한국, 4차 산업혁명 기술력 79점…중국, 무섭게 쫓아와

입력 2016-12-20 17:39  

한국, 빅데이터 등 경쟁력 미국·EU·일본에 크게 뒤져
3D프린팅, 중국과 1점 차



[ 고은이 기자 ]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지만 과학기술 혁신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한국은 얼마나 준비가 돼 있을까요. 격변에 대응할 ‘미래 산업’ 역량을 키우지 않고선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20일 ‘2017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곧 일어날 ‘4차 산업혁명’이 기존의 산업생태계를 완전히 뒤흔들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한국의 ‘미래 기술’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바뀌는 세계적 변혁기에 국내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유 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한국의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경쟁력이 중국과 비교해 우위에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들에는 크게 뒤처져 있다는 게 유 원장 평가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이 주요 20개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 수준을 분석한 결과 미국을 100점으로 봤을 때 한국의 기반 기술 점수는 79.6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91.4점, 일본은 85.7점, 중국은 69.4점으로 제시됐다.

부문별로 한국의 빅데이터 기술 수준은 77.9점에 머물렀다. 중국(66.4점)보다는 높지만 EU(88.9점)나 일본(87.7점)보다 훨씬 낮다. 이미 다양한 산업에 빅데이터가 접목돼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빅데이터 경쟁력은 주요 국가에 비해 크게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AI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봤을 때 한국은 70.5점밖에 안 된다. EU와 일본이 각각 86.8점과 81.9점, 중국이 66.1점이다. 생물 의약품(70.7점), 나노 센서 소자(76.5점), 바이오 인공장비 개발(75.5점) 등도 미흡했다.

반면 중국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3차원(3D) 프린팅 기술(한국 73.1점)은 중국(72.0점)이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태다. 중국이 4차 산업 등 미래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몇 년 안에 기술 수준이 따라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유 원장은 신기술이 기존 산업에 적용되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산업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 헬스케어, 유전자 편집 등을 신산업의 예로 들었다. 유 원장은 “AI와 스마트카 등 신규 산업을 육성하거나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제조업에선 스마트공장을 보급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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