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스위스선 '소프트타깃' 테러…크리스마스 악몽에 움츠린 유럽

입력 2016-12-20 19:09  

베를린서 트럭 돌진 수십명 사상
취리히 이슬람 사원 인근서 총격
연말 쇼핑객 겨냥…각국 경계 강화



[ 홍윤정 기자 ] 독일과 스위스에서 무방비 상태의 시민을 겨냥한 ‘소프트타깃’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19일 오후 8시(현지시간)께 대형 트럭 한 대가 브라이트샤이트광장에 개설된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돌진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다쳤다. 이 지역은 쇼핑몰과 호텔, 극장, 공원 등이 있어 평소에도 관광객으로 붐빈다. 당국은 용의자가 성탄절을 엿새 앞두고 큰 장이 서자 사람들이 모여든 틈을 노리고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달아나던 트럭 운전자를 체포했다. 보조석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대형 화물트럭 운전자가 인파 속으로 돌진했다는 점에서 지난 7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일어난 테러를 모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니스에서는 프랑스대혁명 기념일 축제를 즐기던 관광객을 향해 대형 트럭이 지그재그로 돌진해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노린 소프트타깃 공격이라는 점도 닮았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5시30분께 스위스 취리히의 한 이슬람사원 인근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세 명이 크게 다쳤다. 이 사원은 주로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이 기도하는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총을 쏜 뒤 달아난 30대로 추정되는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사건 직후 유럽 각국은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프랑스는 전국 크리스마스 시장의 치안 수위를 높였다. 체코 내무부도 도심 곳곳에 무장경찰을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베를린 사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던 무고한 민간인이 살해됐다”며 “지구에서 테러리스트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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