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올스타 배틀' 개발…북미서 매출 상위 10위권
신작 흥행 이어 M&A 성공…"상장 앞두고 몸값 올리기"
[ 유하늘 기자 ]
넷마블은 카밤을 인수하면서 국내 게임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기록을 세우게 됐다. 이전까지 국내 게임업체가 성사시킨 최대 규모 M&A는 2012년 넥슨이 일본 모바일 게임사 글룹스를 365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5200억원)에 사들인 것이다.
이번 인수는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몸값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마블은 2011년 총싸움 게임 ‘서든어택’ 판권을 뺏기며 경영난을 겪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국내 게임업체 가운데 넥슨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1조원을 넘겼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글로벌 게임업체 도약을 다음 목표로 내세우며 꾸준히 해외 유수 게임사 인수합병을 추진해 왔다.
넷마블은 지난해 미국에서 주목받는 모바일 게임사 SGN(잼시티로 사명 변경)을 1억3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해외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8월에는 세계 1위 카지노 게임사인 이스라엘의 플레이티카를 노렸으나 중국 알리바바컨소시엄에 밀려 무산됐다. 이번에도 미국과 아시아 등지의 미디어업체 대여섯 곳이 카밤 밴쿠버스튜디오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넷마블이 최종 승자가 됐다.
넷마블은 지난 16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내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넷마블은 14일 출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레볼루션’ 흥행과 카밤 M&A 성공으로 기업공개(IPO)에도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글로벌 모바일 게임업체다. 밴쿠버와 로스앤젤레스, 베이징 등에 지사가 있다. 직원은 약 600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3억6000만달러(약 4300억원)에 달했다. 카밤은 2014년 중국 알리바바홀딩스 등에서 2억4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당시 기업가치는 10억달러로 평가됐다.
밴쿠버스튜디오는 카밤 산하 개발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헐크 등 영화 어벤저스로 유명한 마블 코믹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게임 ‘마블 올스타 배틀’(사진)을 제작했다. 이 게임은 2014년 12월 출시 이후 매출 4억5000만달러(약 5300억원), 다운로드 9000만건 이상을 기록한 카밤의 대표작이다. 지금도 북미 앱스토어에서 꾸준히 매출 상위 10위 안팎을 지키고 있다. 카밤 밴쿠버는 인기 영화 트랜스포머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한 게임을 내년 2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카밤 오스틴지사에 있는 고객서비스팀,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있는 사업개발팀 마케팅팀 등 경영지원 부서도 인수하기로 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번 인수는 북미를 중심으로 서구권 시장에서 넷마블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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