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부회장, 송상현 대표 체제 전환 후 투자금 회수 속도
내년 전진중공업 투자원금 회수, 리노스 등 매각 성공 기대감 높아
이 기사는 12월22일(15: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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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B프라이빗에쿼티(PE)가 새 경영진 체제 하에서 오랜 숙제였던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 성공한 데 이어 전진중공업, 리노스 등의 포트폴리오에서도 추가 자금 회수가 기대되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를 포함해 내년 상반기까지 약 5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지분 97.4%를 보유하고 있는 콘크리트펌프카 업체 전진중공업으로부터 내년 초 약 100억원의 배당을 받기로 최근 결정했다. 2009년 전진중공업에 920억원을 투자한 KTB PE는 지금까지 전진중공업 배당 및 자회사 지분매각을 통해 이미 789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추가 100억원을 배당받을 경우 회수자금은 889억원으로 전진중공업의 초기 투자금 95%를 회수하게 된다. 전진중공업 기업가치가 감가상각전영업이익 기준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이 예상돼, 내년 매각 및 기업공개(IPO) 등의 작업에 성공할 경우 전액이 투자차익으로 남을 전망이다.
2011년 377억원을 투자한 리노스 역시 최근 공개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내년 초 예비입찰을 진행한 뒤 상반기까지 새주인을 찾을 전망이다. 리노스 역시 기업가치가 상승해 적어도 200억원 이상의 차익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KTB PE의 가장 큰 성과는 최근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었다. 2014년 3100억원을 투자해 SPA 체결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투자원금을 포함해 내년 상반기까지 변수가 없다면 KTB PE가 약 5000억원대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B PE는 그동안 동부익스프레스, 전진중공업 등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매각작업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매수자와의 가격협상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원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송상현 KTB PE 대표와 강동호 KTB PE 전무 등 새 경영진이 선임되면서 체질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송 대표와 강 전무는 모두 외국계 IB 출신으로 이후 사모펀드, 기업 등에서 경력을 쌓은 M&A 전문가로 꼽힌다.
7월에는 이병철 KTB투자증권 부회장이 부임하면서 KTB PE는 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새 경영진 체제 하에서 KTB PE는 우선 외부 컨설팅을 통해 조직개편을 진행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펀드 관리 강화를 위해 운용중인 펀드도 10개에서 5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자산매각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이유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서 동원그룹에 바로 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하고 실사권을 부여한 것이 결과적으로 ‘빠른매각’과 ‘적정가격’을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이 됐다”며 “앞서 진행한 조직개편 등으로 의사결정이 빨라진 점이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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