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말레이시아 2위 물류기업을 인수하며 해외진출을 통한 외형확장에 열을 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전문가들은 "유통업체 간 물류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이라면서도 "내년부턴 외형확장이 주가 모멘텀(상승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CJ대한통운은 전날보다 1000원(0.56%) 오른 17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이후 7.24% 하락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17%가량 떨어졌다.
지난달 23일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과 개인은 꾸준히 CJ대한통운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기관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회사 주식을 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약 3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8월 '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의 개정으로 소형(1t5000kg 이하)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증차 규제가 풀려 물류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물류 관련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 4분기 평균 택배 단가가 전년보다 하락한 점도 실적에는 부정적이다. 4분기 평균 택배 단가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2048원을 기록할 것으로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물류 경쟁 심화로 택배 단가는 올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CJ대한통운은 오히려 인수합병(M&A)에 나서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 8월 CJ대한통운는 811억원을 출자해 중국 TCL그룹과 합작법인 설립했다. 9월에는 말레이시아 2위 종합물류기업인 센추리 로지스틱스 지분 31.44%를 470억8600만원에 취득, 1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CJ대한통운 말레이시아 법인과 합치면 물류 규모 기준 말레이시아 1위 업체가 된다. 이달 19일에는 필리핀 TDG그룹과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외형 확대가 내년부터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소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시장의 성장한계를 딛고 성장성 높은 중국과 동남아 물류업체와의 M&A를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시너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시장 성장 대비 2배 정도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국내 서브 터미널 분류설비 자동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도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CJ대한통운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19.7% 증가한 6조530억원, 영업이익은 26.8% 늘어난 2370억원으로 예상했다. 내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6조8150억원, 2860억원으로 전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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