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지역 도시가스 공급업체 경남에너지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 IMM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매각측이 기대하는 가격과 인수후보들간의 시각차가 커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 실사 등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JP모간체이스가 이날 실시한 예비입찰에 이 세 곳을 포함한 FI들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일부 전략적 투자자(SI)도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당초 참여가 유력하게 거론되던 GS에너지는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상원컴트루(30.97%)와 2대 주주인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27.76%)가 보유한 경남에너지 지분에 자사주를 합한 96.5%다.
인프라 투자에 전문성을 가진 맥쿼리 등 FI와 SI가 적지 않게 참여하면서 경남에너지 매각 예비입찰은 일단 흥행에 성공한 모양새다. 하지만 후보들이 적어낸 가격이 매각측이 원하는 가격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매각측은 5000~6000억원대를 기대하고 있지만 인수 후보들은 3000억~4000억원 정도를 적당한 가격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경남 창원지역에 액화천연가스(LNG) 등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의 특성상 안정성은 있지만 성장 가능성은 기대할 수 없다”며 “사실상 채권과 같은 자산인데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90억원의 10배에 달하는 매각가를 기대하는 건 지나치다”고 말했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2014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취득을 통해 750억원을 투자할 당시 경남에너지의 기업 가치는 약 2700억원으로 평가됐다. 2013년 EBITDA 440억원의 6배 수준이다.
당시 EBITDA 배수를 올해 예상 EBITDA에 대입하면 기업가치는 약 3500억원 정도가 된다. 원가 절감 등을 통해 EBITDA 이익률이 당시보다 다소 높아졌기 때문에 배수를 높일 수 있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더 이상의 기업가치 상승 가능성(업사이드)을 기대하기 어려워 배수 확장(multiple expansion)은 무리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도시가스 같이 정부의 가격 규제를 받는 자산의 경우 기업가치는 정부 수익률 보상의 기준이 되는 요금기저(regulatory asset base)를 바탕으로 매겨진다”며 “경남에너지의 요금기저는 약 2500억원 정도인데 여기에 최근 영국 최대 가스공급회사 내셔널그리드 지분 매각 시 적용됐던 배수 1.4배를 적용해도 기업가치는 3500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유창재/정소람/이동훈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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