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전야에도 타오른 70만 촛불…캐럴·산타 등장에 '축제분위기'

입력 2016-12-25 09:52   수정 2016-12-25 10:08


"촛불 이겨서 하야한다면 흥겨워서 소리높여 노래부를래~"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엔 익숙한 멜로디에 가사만 바꾼 캐럴이 울려퍼졌다. 가족과 연인들은 촛불을 들고 개사한 캐럴을 따라 부르며 어깨를 흔들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청년들이 광화문 주변을 오가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에 나섰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켜진 수십만개 촛불은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꽁꽁 얼어붙은 날씨와 크리스마스 이브도 촛불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을 촉구하는 9차 촛불집회엔 주최 측 추산 70만여명이 참여했다. 경찰 추산 일시점 최다윈원은 5만3000명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열린 이날 집회는 이전 집회들보다 더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가족과 연인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전처럼 각계 인사와 시민들의 시국발언이 이어졌고, 더 풍성해진 가수들의 공연이 현장의 열기를 띄웠다.

마야, 이한철, 에브리싱글데이가 사전행사로 '퇴진콘서트 물러나쇼'를 선보였다. 2부 행사로 열린 '하야 크리스마스' 행사엔 서울재즈빅밴드, 연영석, 루이스초이 등이 출연해 시민들에게 캐럴을 선사했다.

현 시국을 영상화한 윤종신의 뮤직비디오 '그래도 크리스마스'도 집회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법원 결정으로 이날도 청와대·국무총리공관·헌재 인근에서 오후 10시30분까지 행진이 허용됐다. 헌재 쪽으로 행진한 참가자들은 '뿅망치'를 두드리며 신속한 탄핵심판 인용을, 총리공관 쪽 대오는 '레드카드'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퇴진을각각 촉구했다.

본 행사 중 오후 6시 참가자들이 일제히 소등한 후에는 정부서울청사 벽면에 '박근혜 구속 조기탄핵'이라는 문구를 빔으로 쏘는 퍼포먼스도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도 대규모 맞불집회를 열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들은 오후 2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박 대통의 탄핵이 무효이며, 이번 탄핵은 언론과 종북세력의 선동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청계광장에 10만여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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