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는
미니 신도시급에 투자해야
[ 최승욱 기자 ] “그동안 과열 양상을 보인 부동산 시장은 거품이 빠지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김윤택 부동산 애널리스트(사진)는 2017년 부동산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공공택지 분양 행렬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분양한 원주기업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최고 9395 대 1, 영종하늘도시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최고 9204 대 1이라는 사상 초유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팔렸다. 그야말로 ‘청약 광풍’이라 일컬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내년 부동산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국의 금리 인상 압박, 공급 과잉 우려, 대내외 정치 불안이란 악재가 겹치면서 분위기가 냉랭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이 약세로 돌아선다 해서 실망할 일은 아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전매 제한과 청약 요건을 강화한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에 따라 투기세력이 빠져나가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현시점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청약 경쟁률 하락은 당첨 확률 상승을 의미한다. 높은 주거비 부담에 지친 서울 주민들이 전입하려는 수도권 위성도시는 청약 수요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애널리스트는 “최근 2~3년 사이에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군 공공택지의 분양 행렬은 택지개발촉진법이 사실상 폐지되고 내년까지 공공택지 신규 지정이 금지되면서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라며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도시개발사업은 대체적으로 미니신도시 형태로 조성된다. 주거시설은 물론 상업, 교육, 문화,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데다 구도심과 인프라 공유도 가능하다. 민간이 개발하는 도시사업구역은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비해 전매제한 기간이 짧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도시개발사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투자 대상은 수익형 상가 점포겸용 단독주택”이라고 강조했다. 점포 겸용 단독택지는 토지 상품 중 유일하게 △주거 안정 △건물 소유 △임대 소득이란 트리플 메리트를 갖추고 있어 그 인기가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업지역과 같은 기능을 수행하지만 상업용지처럼 가격이 비싸지 않고 단순히 주거지역의 기능만을 수행하는 토지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복합결합상품’은 투자자 입장에서 주거지역 가격으로 상업지역의 토지를 사는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주의사항은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도심 가까이 개발돼 옛 도심과 인프라를 같이 쓸 수 있는 곳이자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는 미니 신도시급 지역만이 프리미엄과 안정적인 임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 기조로 전환되면서 투기세력이 줄어들고 서민들은 내집을 장만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주택시장은 침체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의 양대 산맥인 아파트와 토지 중 아파트 투자 수요가 줄어든다면 규제가 없는 토지 관련 상품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일반인의 토지 투자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구 유입, 지역과 지구, 용도 등 향후 토지 가격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2017년 성공적인 토지 투자 로드맵을 이렇게 설명했다. “대한민국의 토지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소유자가 개인일 뿐 해당 토지의 모든 권한은 국가로부터 나온다. 투자 목적으로 땅을 산다면 도시지역 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을 골라야 한다.”
상업지역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상업지역처럼 비싸지 않고 임대 수요도 풍부한 곳이 토지 투자의 블루칩으로, ‘점포 겸용 단독택지’가 주목된다. 주거지역에서 건축이 가능한 상품으로 4층까지 지을 수 있다. 1층은 상가로, 나머지 3개층은 주택으로 건축하는 것이다. 점포 겸용 단독택지는 비교적 높은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통상 4층에 소유자가 거주하는 사례가 많다. 작은 빌딩을 소유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알짜 점포 겸용 단독주택 택지는 준공 후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내년에 국내 금리가 오른다 해도 그 인상폭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데다 예상 임대료 수익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없어 점포주택의 인기는 내년에도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욱 특집기획부장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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