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책, 규제 강화쪽으로 가닥
트럼프 변수 등 불확실성 부각
내년 초 박스권서 등락 거듭할 듯
[ 안상미 기자 ] 각종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신흥국 증시가 선전한 가운데 중국본토펀드 투자자들은 15% 이상 손실을 봐 울상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선강퉁(선전·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시행 기대로 반등세를 보였지만 연초 급락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실적 개선세와 저가 매력을 근거로 내년 중국본토펀드의 수익률 반등을 점치고 있다. 다만 내년 초까지는 정책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주식펀드 중 ‘꼴찌’
26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해외주식형펀드 성과(23일 기준)는 지역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러시아펀드는 47.07%의 평균 수익률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중국본토펀드는 -15.02%로 꼴찌를 기록했다. 이들 펀드 간 수익률 격차는 무려 60%포인트가 넘는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까지 회복하면서 러시아, 아시아 등 신흥국 증시는 급반등했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 2600선까지 빠진 이후 3000선을 겨우 회복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중국본토펀드가 10.47%의 평균 수익률을 거두면서 상위 펀드에 올랐지만 올해 또다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16일까지 진행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금융, 부동산 부문의 위험 통제가 언급되면서 관련 업종들이 하락세를 나타냈다”며 “미국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의 급속한 절하로 자본 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2월까지 관망 필요”
연초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신한BNPP중국본토RQFII(H)’(-20.25%)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H)’(-15.10%) ‘KB중국본토A주’(-12.19%) 등 주요 펀드의 성과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중국본토펀드에서 자금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연초 비과세 해외주식펀드가 나오면서 중국본토펀드가 투자자 몰이를 주도해 2225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최근 석 달간 700억원 넘게 환매됐다.
일부 전문가는 내년에 투자 유망한 신흥국 주식으로 중국본토주식을 꼽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시대로 전환하면서 주식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신흥국 중에서는 가격 부담이 적고 자본시장 개방과 MSCI지수 편입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은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내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6.5%로 예상하고 인플레이션 효과에 힘입어 기업 이익도 최근 4년래 최고 수준인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초까지는 정책리스크에 따른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감안해 시장을 좀 더 지켜보는 편이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규제 강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중국 정부 정책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에 따라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부각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춘제(중국 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관망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라며 “연초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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