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트렌드] "델EMC 합병 시너지 가시화…IT 인프라 최강자 되겠다"

입력 2016-12-27 16:03  

인터뷰 - 데이비드 웹스터 델EMC 아태 엔터프라이즈 총괄사장

세계 최대 비상장 IT기업

매출 89조원·직원수 14만명
내년 2월1일 첫 회계연도 시작
연구개발에 매년 45억달러 투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부상, 한국기업들 기회 많아질 것"



[ 이호기 기자 ] “세계적 컴퓨터 제조사인 델과 글로벌 1위 저장장치 생산 기업인 EMC가 만나 세계 최대 비상장 정보기술(IT) 회사가 됐습니다. 델EMC가 보유한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등 핵심 IT 인프라 기술을 활용해 고객 회사의 디지털 혁신을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데이비드 웹스터 델EMC 아시아태평양 엔터프라이즈 총괄사장(56·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발표한 델EMC는 1년 만인 올 9월 합병 절차를 공식 완료했다. 내년 2월1일부로 합병법인이 첫 회계연도를 시작한다.

델 창업자인 마이클 델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으며 조 투치 전 EMC 회장은 경영 고문으로 물러났다. EMC는 델과 합병을 계기로 상장 폐지 절차를 거쳐 비상장기업으로 전환했다. 연매출 740억달러(약 89조원), 직원 수 14만명 규모의 세계 최대 비상장 IT 기업이 된 것이다.

◆“비상장회사가 혁신에 유리”

웹스터 사장은 “비상장 회사로서의 강점은 규모의 경제와 속도를 동시에 갖출 수 있다는 것”이라며 “델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다른 이해관계자보다 고객의 목소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는 분기마다 주주나 언론에 실적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정작 고객을 위한 혁신과 지원에는 신경을 덜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웹스터 사장은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도 거의 없었을 만큼 양사 간 상호 보완성이 높았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문화도 서로 비슷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합병 발표 후 지난 1년간 글로벌 조직을 정비하는 데 주력해 왔다”며 “CEO는 델 회장이 맡았지만 주요 임원은 델과 EMC 출신이 거의 절반씩 골고루 선임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서비스 측면에서 중복된 부문이 거의 없다 보니 합병으로 제거해야 할 비효율도 거의 없었다”며 “합병 전 각사 직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서로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나 통합 작업이 비교적 수월했다”고 전했다.

웹스터 사장은 시너지 효과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웹스터 사장은 “데이터센터의 핵심 구성요소인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한곳에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기존 델 EMC 모두 거래관계가 없던 한 굴지의 기업이 최근 델EMC로 공급처를 바꾼 사례까지 나왔다”고 했다. 실제 미국의 한 시장조사회사가 최근 델과 EMC의 고객회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델EMC 제품 및 서비스 구매를 과거보다 더 늘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R&D에 연 45억달러 투자

웹스터 사장은 델EMC의 진정한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웹스터 사장은 “PC·서버 및 스토리지 제조업이 핵심 비즈니스다 보니 하드웨어 회사라는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실제 델EMC 매출의 60%는 소프트웨어에서 창출되고 있다”며 “VM웨어(가상화 솔루션) 시큐어웍스(보안) 피보털(빅데이터) 등 핵심 계열사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에도 매년 45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웹스터 사장은 최근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 글로벌 기업보다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오히려 앞으로 기회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1~2년 전만 해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전문기업으로부터 클라우드 자원을 빌려 쓰는 ‘퍼블릭 클라우드’가 대세였지만 최근 데이터 보안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기존에 보유한 자체 데이터센터와 연계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기존 클라우드 전환 기업이 겪어야 했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질랜드 출신인 웹스터 사장은 실리콘그래픽컴퓨터시스템즈 피플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만 25년간 일한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2005년 EMC 호주·뉴질랜드법인장으로 영입돼 2012년 아태지역 총괄 사장에 올랐다. 지난 9월 델과 EMC의 합병 후 합병법인의 아태 엔터프라이즈 총괄사장에 선임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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