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TF 수익률 상위권 휩쓸었다

입력 2016-12-27 18:50  

IT·에너지·은행지수 추종 상품

미래에셋 TIGER IT
수익률 49.85%로 1위

KODEX 인버스·레버리지
전체 거래량의 절반이상 차지

코스닥지수 추종 ETF
정책 기대감에 내년 유망



[ 이현진 기자 ]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 상위권은 정보기술(IT)·에너지·은행 섹터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 휩쓸었다. 전체 ETF 평균 수익률(0.64%)을 훌쩍 뛰어넘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ETF 거래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몰렸다.


◆ETF 수익률도 장악한 삼성전자

27일 펀드평가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상장 ETF 수익률(지난 23일 기준)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IT레버리지’ ETF가 49.85%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주도의 주가 상승세가 수익률에 반영된 결과다. 같은 기간 이 상품이 추종하는 코스피200IT지수는 20.93% 올랐다.

다음으로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 ETF(35.17%), ‘KODEX미국에너지’ ETF(28.14%) 등 에너지 섹터 ETF가 좋은 성과를 거뒀다. 국제 유가가 1년 새 배럴당 20달러에서 50달러대로 치솟은 영향이다. 금리 인상 기대로 주가가 상승한 ‘TIGER은행’ ETF(23.58%), ‘KODEX은행’ ETF(23.19%)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종목별 차이가 크지 않은 은행은 특히 ETF로 투자하는 것이 쉽다.

상위권에서 눈에 띄는 점은 TIGER ETF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ETF는 같은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상품 간 차이가 크지 않다”며 “총보수를 낮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장기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TIGER ETF의 총보수율은 연 0.05~0.49% 수준으로 업계 최저다.

◆코스피지수는 단타매매

수익률은 섹터 ETF가 높지만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것은 전통적 지수인 코스피200 추종 상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인버스’ ETF(38억8600만주), ‘KODEX레버리지’ ETF(46억1400만주)가 전체 ETF 거래량(155억9994만주)의 54.5%를 차지했다. 레버리지는 지수 수익률의 2배, 인버스는 마이너스 1배를 따른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특히 시장에 호재나 악재가 발생했을 때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브렉시트(6월24일) 결정, 미국 대선 이후(12월9~14일), 미국 기준금리 인상(12월15일) 때는 평소의 10배에 가까운 7000만~1억주가 거래됐다. 지수를 저점에 사들여 고점에 파는 ‘지수 서퍼’들이 단타 매매를 위해 코스피200 ETF를 활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200지수뿐 아니라 다양한 지수를 쫓는 ETF에 분산투자해야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섹터의 경우 내년에도 IT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5일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이 IT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올해 많이 오른 철강 기계 은행 조선섹터 지수는 내년에 차익 실현 매도세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유망하다. 올 한 해 주가가 크게 떨어져 매수 부담이 작은 데다 1월은 전통적으로 정책 기대감에 기대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찾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9월 말까지 2000억원대에 그친 코스닥150 관련 ETF 순자산 가치가 최근 석 달 만에 6766억원으로 급증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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