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CES때 아우디 A7
실리콘밸리~라스베이거스
900㎞ 거리 스스로 운전
올해 베를린 영화제 개막식
운전자 없는 A8 레드카펫 등장
[ 안혜원 기자 ] 도로에서 차가 막히면 운전이 지루해진다. 지루함에 집중력이 흐려지고 졸음이 쏟아질 때도 많다. 자연히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아우디는 이 점에 착안해 ‘교통체증 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다.
교통체증 지원 시스템은 도로 정체 시 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이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시속 0~65㎞ 구간에서 차량이 스스로 달리고 멈출 수 있다. 시속 3㎞ 이하에서는 스스로 핸들도 조작한다. 이 기능은 현재 아우디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7에 탑재돼 있다.
◆운전자 없이 산 오르고 서킷 달려
아우디는 2009년부터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2009년 가을에는 미국 유타주 본빌 소금 평야에서 TTS 기반 콘셉트카 ‘셸리’의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운전자가 타고 있지 않았지만 차는 210㎞/h의 빠른 속도로 평야를 달렸다.
2010년 셸리는 거칠고 가파른 산길을 달리는 데 성공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파익스 피크 산악경주장을 약 27분에 걸쳐 최고 시속 72㎞로 완주했다. 아찔한 낭떠러지와 울창한 숲, 미끄러운 모래언덕 등 156개 코너가 이어진 20㎞ 구간이었다. 완주를 위해 일반적인 내비게이션에 장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보다 오차 한계가 현저히 낮은 정밀 시스템을 이용했다고 아우디는 설명했다.
2014년에는 아우디 RS 7 기반 콘셉트카 ‘바비’가 독일 자동차 경주대회인 투어링카 마스터즈(DTM) 대회가 열린 호켄하임경주장을 최고 시속 240㎞/h로 주행했다. 경주장을 한 바퀴 달리는 데 소요된 시간은 약 2분에 불과했다.
◆2014년 자율주행차 실도로 주행 성공
아우디의 자율주행기술은 실제 도로 주행 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아우디는 2012~2014년 미국 네바다주, 플로리다주 등에서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위한 시험용 면허를 발급받았다. 2014년 여름에는 플로리다주 탬파 외곽의 고속도로에서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 시연했다.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전자쇼(CES)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제품은 아우디의 A7 자율주행차였다. A7 자율주행차는 행사 전날인 1월5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를 출발해 이튿날 라스베이거스의 CES 행사장에 도착했다. 약 900㎞ 이상의 장거리를 차 스스로 운전한 셈이다.
자율주행기술은 지난 2월 열린 제6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또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영화제 개막식에서 독일 영화배우 다니엘 브륄은 운전자가 없는 아우디 A8 L W12를 타고 레드카펫에 등장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다.
◆정지신호 남은 시간 알려주는 A4·Q7
앞으로 미국에서 아우디 신형 A4와 Q7을 타는 운전자들은 교차로에서 신호등의 빨간불이 녹색불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을 미리 알 수 있다. 올해 6월 이후 생산해 라스베이거스에 판매하는 아우디 A4와 Q7에 ‘신 교통 정보 시스템’이 장착됐기 때문이다.
신차는 4G 또는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을 통해 시의 교통관리센터에서 보내는 교통신호 정보를 받아 계기반에 표시한다.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로 기대된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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