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역증가율 0%대…금융위기 후 최저

입력 2016-12-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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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 부진 계속
온라인 비중 증가도 원인



[ 이상은 기자 ] 올해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경제정책국(CPB)의 세계무역모니터(WTM)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 증가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2013년 2.2%, 2014년 2.7%, 2015년 2.0%였던 교역량 증가율이 올해는 0%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교역량은 지난 1분기 0.1%(전분기 대비) 늘어났지만 2분기에 0.7% 감소했다. 3분기에도 0.4% 증가에 그쳤다. 지난 22일 발표된 10월 교역량은 전달보다 1.1% 줄었다. 지난 9월(-0.5%)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10월에 수입·수출이 줄었다.

교역량이 늘지 않는 주된 원인은 투자 부진이다. FT는 스마트폰처럼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자본재 교역이 전체 상품 거래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점을 지적했다. 투자를 많이 해야 자본재 생산이 활발해지고 교역량이 늘어나는데 투자가 일어나지 않아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 혹은 정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교역 비중이 높아지고 글로벌 공급망이 단순화하는 경향 등도 작용했다. 중국에서 기초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구조가 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최근 수년 새 보호무역 관련 규제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보호무역주의 탓에 교역량이 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교역량이 안 늘어서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FT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현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우려했다. 중상주의적 포퓰리즘의 부상이 세계화가 수십년 만에 맞게 되는 가장 큰 도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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