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재연 기자 ] ‘트럼프 현상’에 대한 분석 중 설득력을 가졌던 것은 ‘반지성주의’였다. 수십 년간 워싱턴 정치를 주도해온 ‘엘리트 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정치 신인 도널드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입성시켰다는 것이다.
모리모토 안리 일본 국제기독교대 교수는 《반지성주의》에서 ‘반지성주의’의 근원을 미국 종교사에서 찾는다. 뉴잉글랜드로 이주한 청교도들은 극단적으로 지성을 중시했다. 초등학교를 짓기도 전에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의 대학을 세웠다. 청교도 목사 양성을 위해서였다.
18세기 중반, 청교도의 극단적인 지성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발로 ‘신앙부흥운동’이 일어났다. 거기에서 ‘평등’이라는 매우 미국적인 이념이 깨어났다. 결국 평등주의는 ‘반지성주의’의 핵심 요소다.
저자는 “‘반지성주의’는 단지 ‘지성에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라 지성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기득권에 대한 반발”이라고 지적한다. (모리모토 안리 지음, 강혜정 옮김, 세종서적, 316쪽, 1만5000원)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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