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그 남자의 기묘한 밤생활

입력 2016-12-30 07:25  

미국은 동물과 사람이 성관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명 수간금지법이 있는데, 이 배경이 성소수자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5년 시애틀 인근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신원을 밝히기를 꺼려한 2명의 남성이 자기 친구라면서 한 남성을 데리고 왔다. 환자는 항문 손상으로 인한 직장 파열과 장 천공으로 생명이 위독해 의료진들이 급히 응급수술을 하였으나,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경찰이 수사한 결과 사망한 이는 워싱턴주의 부촌 지역인 기그 하버에 거주하는 비행기 회사인 보잉사의 중역인 케네스 피니언이라는 남성이었다. 이 세명의 남성은 바로 숫말과의 수간을 즐기는 동호회의 친구지간이었던 것이었는데, 놀랍게도 이 남성들은 동성애자들로 더 이상 남성끼리 성관계하는 것에 만족을 못느끼고 좀 더 자극적인 방법을 찾다가 자신의 항문을 숫말에게 제공하는 일명 수간동성애자들이었다.

그간 이런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가 케네스 피니언의 사망을 계기로 남성동성애자들이 자신의 항문을 통해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뿐 아니라 숫컷말, 개등과 항문성교를 벌인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된 사건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날도 이 수간동성애 삼총사는 여느 때처럼 남의 농장에 잠입하여 그들이 가장 아끼던 빅 딕이라는 별명의 숫말과 즐겼는데, 그간 오랫동안 남의 농장을 야간에 잠입해서 이 짓을 안 들키고 행하였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다른 날과는 달랐다. 숫말과 성행위 초반 케네스는 평소와는 다른 감각, 즉 구토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저녁 먹은 게 체한 것 같다는 농담을 주고 받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케네스는 엄청난 기세로 구토를 하며 토사물을 쏟아냈고 토사물이 피빛을 띠고 있는 것을 보자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말의 성기를 뺐는데 그제서야 케네스의 항문에서도 붉은 혈액이 줄줄 흘러나왔고 결국 케네스 피니언은 45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결국 워싱턴 주의회는 급하게 수간 금지법을 제정하게 되고, 이로써 동물과의 성적 접촉을 처벌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 법이 발효된 이후로 워싱턴 주에서 한 남성이 자기 집에서 개랑 섹스를 하다가 아내에게 핸드폰 사진으로 그 현장을 찍혀서 기소되었다. 한편 이때 전 미국 언론의 유명세를 탄 수간동성애 삼총사 중 한명(케네스 피니언을 응급실로 데려온 두 남성 중 한 명)은 친구의 죽음을 통해 개과천선을 한 것이 아니라 몇 년후 테네시 주에서 또 숫말과 수간을 시도하다 체포되었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겪었지만 고치지 못하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성중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 사건을 통해 수간금지법을 만든 이유가 또 특이하다. 대니얼 새터버그 차장검사는 수간 범죄자들이 아동들을 성폭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한 조사결과 밝혀졌다며 수간 금지법안이 아동 성범죄 예방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 사건을 들여다보면 남성동성애자가 항문성교의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지어 숫말과 성관계를 하였다가 사망하여 수간금지법이 만들어졌는데 수간금지법을 만든 이유가 수간을 하는 사람들이 아동들을 성폭행하는 소아성애자들이 많아서였다. 성소수자의 세계는 이처럼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왜냐하면 나쁜 쾌락의 추구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2007년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되었고, 856개의 후보들 중 16개의 수상작 중 하나가 되었다.

염안섭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호스피스클리닉 전문의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