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우·왕정훈 등 맹활약…男, 3년 연속 증가세
박성현 LPGA 진출 등 내년도 외화벌이 '장밋빛'
[ 이관우 기자 ]
올 시즌 K골퍼들이 해외 투어에서 벌어들인 상금이 처음으로 500억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최강 여자 프로들의 폭발력이 다소 주춤한 사이 ‘코리안브러더스’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3년 연속 총상금 상승세를 견인했다. 박성현(23) 등 정상급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예정돼 있는 내년에도 K골프 상금 파티가 이어질 전망이다.
호흡 고르는 LPGA
30일 한국경제신문이 해외 동포를 제외한 한국 남녀 프로골퍼의 올 시즌 해외 투어별 상금 획득 현황을 집계한 결과 미국 총 2278만7215달러(약 273억7883만원), 일본 16억3655만엔(약 169억1605만원), 유럽 397만6843유로(약 50억4454만원), 아시안 투어 34만6314달러(약 4억1609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6개국 대항전인 UL인터내셔널크라운(24만달러)과 4개 투어 대항전인 더퀸즈컵(4500만엔) 등 두 개의 단체전에서 벌어들인 상금과 비회원들이 초청선수로 뛰어 번 돈까지 합치면 약 505억900만원에 달한다. 2014년 300억원대였던 해외 상금 총액은 2015년 400억원대로 껑충 뛴 뒤 올해 처음으로 500억원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LPGA 투어가 총상금의 33%를 차지해 가장 큰 시장임을 확인했다. 전인지(22) 김세영(24) 장하나(24) 등 다섯 명의 ‘밀리언 상금랭커’가 LPGA 시즌 상금랭킹 상위권을 장악한 결과다. 하지만 총액은 지난해(1698만8880달러)보다 300만달러가량 적은 1394만9123달러로 줄었다. 승수가 14승에서 9승으로 5승이나 줄어드는 등 한국 선수들의 화력이 다소 약화된 탓이다. 지난해 5승(263만11달러)을 쓸어담은 박인비(28)가 올해는 무승에 그치며 10분의 1 수준인 25만3381달러의 상금을 손에 쥔 게 영향이 컸다. 상금을 탄 선수도 34명에서 26명으로 10명 가까이 줄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소속 프로들이 비회원 초청선수로 출전해 획득한 상금(99만7846달러)도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했다.
K브러더스 내년에도 부탁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는 4년 연속 증가세다. 2년 연속 상금퀸에 오른 이보미(28)를 비롯해 2위 신지애(28) 등 7명이 17승을 합작한 덕분이다. 한 해 열린 37개 대회 중 거의 절반을 싹쓸이한 K랠리다.
미국 일본 유럽에서 고루 활약한 K브러더스들도 LPGA 공백을 메워준 수훈갑이다. 특히 차세대 영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왕정훈(21)과 이수민(23)이 유럽투어에서 각각 2승, 1승 등 3승을 올린 데 이어 올 시즌 윈덤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거머쥔 김시우(21)가 다섯 번째 코리안 PGA 챔프 대열에 합류하면서 총 상금액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김시우는 이 우승으로 올해 남녀를 통틀어 해외 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37억2679만원)을 쌓은 ‘상금킹’에 이름을 올렸다. 여자 선수 중에는 LPGA 신인왕 전인지가 약 19억7000만원(일본 투어 상금 포함)을 벌어 올 시즌 JLPGA 5관왕 이보미(약 19억원)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해외투어 상금퀸에 올랐다.
내년에도 K골프의 상금 사냥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투어에서 기량을 입증한 강자들이 줄줄이 해외 무대로 진출하기 때문이다. 올해 KLPGA 투어 7승의 박성현(23)과 베테랑 이정은(28)이 LPGA로 무대를 옮기는 데 이어 통산 5승의 홍순상(35)이 아시안 투어로, 1승씩을 올린 윤채영(29)과 이민영(24)이 일본으로 거점을 옮길 예정이다.
KLPGA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 무대의 대회 수와 상금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상금 획득이 내년에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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