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올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 두 번째로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M&A 광풍이 분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올해도 굵직한 M&A 건이 여럿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톰슨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M&A 규모는 3조6000억달러(약 4330조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4조3700억달러(약 5250조원)보다는 17%가량 줄었으나 여전히 큰 규모다.
미국 2위 통신사 AT&T가 미디어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타임워너(부채 포함 1080억달러)를 지난 10월 깜짝 인수하는 등 4분기에만 1조2000억달러 규모의 M&A가 이뤄졌다. 9월 독일 생명과학회사 바이엘의 미국 농업회사 몬산토 인수(660억달러), 2월 중국 화학회사 켐차이나(중국화공)의 스위스 신젠타 인수(440억달러) 등도 시장을 재편하는 메가톤급 M&A였다. 전체적으론 지난해보다 대형 M&A가 줄어든 편이다. 로펌 커크랜드앤드엘리스의 사키스 제베지언 파트너 변호사는 “작년엔 메가딜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올해는 지속적으로 (더 작은 규모의) 거래가 이뤄진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글로벌 M&A를 주도했다. 올해 2200억달러어치 M&A를 성사시켜 각국 정부가 ‘차이나머니’ 경계령을 내리기도 했다.
일부 M&A는 기업 간 합의를 이루고도 정부 등이 반대해서 불발됐다. 중국 푸젠그랜드칩인베스트먼트펀드는 독일 반도체회사 아익스트론을 사려 했으나 독일 내 반발에 부딪히고, 아익스트론의 미국 자회사와 관련해 안보 문제를 우려한 미국 정부가 계획을 포기하라고 명령해 성사되지 못했다.
허난 크리스티나 JP모간체이스 글로벌 M&A 공동부문장은 “중국 기업의 M&A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서구 관계자들은 중국 회사에 매각할 때 국내외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를 더 깐깐하게 따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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