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내내 억울함 호소
[ 박상익/은정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후 상춘재(常春齋)에서 ‘깜짝 신년인사회’를 했다. 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은 박 대통령이 30여분 전에 결정했다.
박 대통령은 “1월1일부터 쉬지도 못하고 고생 많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며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청와대 상춘재는 1983년 4월 외빈 접견용으로 지어진 전통 가옥이다. 박 대통령이 상춘재를 이용한 것과 격식 없는 간담회를 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57분 동안 이어진 이날 인사회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관련 의혹과 특별검사의 수사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답답함과 억울함을 토로했다. 박 대통령은 “너무나 많은 왜곡, 허위가 남발돼 걷잡을 수 없게 됐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바로잡기 코너를 신설했는데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수십 개나 되는데 오보를 바탕으로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구속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장관과 수석을 본인이 추천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추천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대통령으로서 누구와 친하다고 해서 누굴 봐줘야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인사개입설을 부인했다.
주사 등 각종 의혹에 대해 일반적인 수준의 진단과 치료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부터 모든 사람은 자기의 사적 영역이 있다. 어디가 아플 수도 있고 그러다가 좋은 약이 있다면 (복용)할 수도 있다”며 “그런 걸로 국가에 손해를 끼친 일은 한 번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방과 관련해서는 특히 피곤해서 힘들 때가 있는데 증상을 얘기하면 의료진이 알아서 처방한 것이지 무슨 약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렇게 이상한 약을 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박 대통령의 해명 발언에 격렬히 반발했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궤변과 후안무치로 일관한 기자단 신년인사회”라며 “신년 벽두부터 국민과 전쟁이라도 하자는 건가”라고 말했다.
고연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무한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다 했다’고 하는 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혹평했다. 장제원 개혁보수신당(가칭)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전혀 잘못한 게 없다는 항변을 들으니 어리둥절할 뿐”이라며 “상처 난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제발 자중자애하라”고 말했다.
박상익/은정진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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