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금융 플랫폼 바꿔야"
김원규 "다른 방식으로 일해야"
[ 송형석 기자 ]
국내 자본시장을 이끌고 있는 금융투자업계 기관장과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정유년 새해 키워드로 ‘변신’을 꼽았다. 예측이 쉽지 않은 업계 안팎의 환경 변화에 대처하려면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공통된 주문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1일 신년사에서 “증권업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야 한다”며 “올해 필요한 덕목은 야성과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초대형 투자은행과 중기특화증권사 제도를 통해 증권산업의 경쟁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어느 플레이어가 야성과 돌파력, 상상력에서 앞서 나가느냐다”고 짚었다. 자산운용업계와 관련해서는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도 개척해야 한다”며 “더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017년의 새로운 비전으로 ‘세상의 가치를 더해가는 금융혁신플랫폼’을 제시했다. 금융 거래의 기반이 되는 플랫폼을 새롭게 바꿔야 국내 금융산업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국내 경제는 조선과 해운산업의 부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등을 경험했으며 2017년도 결코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기관과 유관기관이 협력해 자본시장의 활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 미래에셋대우를 출범시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임직원에게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눈길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지니’라는 서산대사의 한시 문구를 직원들에게 먼저 소개했다. 그는 “미래에셋이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기 바란다”며 “글로벌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후배들과 다음 세대가 꿈을 펼칠 수 있는 더 넓은 토양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생존법으로 ‘안정적인 자산관리(WM) 수익에 기반한 투자은행(IB) 모델 강화’를 꼽았다. 김 사장은 “올해 경제상황이 만만치 않은 데다 NH투자증권이 누려온 외형 1위의 프리미엄도 사라졌다”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WM 수익 기반 강화와 해외 사업 다각화, 자본 활용 비즈니스의 고도화 등을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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