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주도해 사회변화·발전 이끌어야"
[ 김봉구 기자 ]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은 “통일과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서울대가 사회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총장은 2일 학내 문화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서울대는 대한민국 1등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속의 서울대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보다 앞선 대학들을 따라가는 데 만족하지 말고 인류사회의 미래를 이끌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학문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해외로부터 지식을 전수받아 교육·연구를 수행하는 ‘이식학문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독자적 학문생태계를 구축해 새로운 연구 어젠다(의제)와 개념, 이론을 생산하는 ‘학문창조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학의 역할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짚었다. 성 총장은 “대학이 입시·취업기관처럼 인식돼 안타깝다”며 “대학은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한다는 기능적 관점을 넘어 사회 변화와 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그것이 서울대에 주어진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통일과 4차 산업혁명 대비를 올해 서울대가 주도해야 할 시대적 과업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통일평화대학원’과 ‘데이터 사이언스 혁신대학원’을 설립해 청사진을 제시하고 전문적 융합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뜻도 밝혔다.
총장에 취임하면서 “서울대가 통일 대업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 그는 “통일은 대단히 복잡다단한 문제로 융합적·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통일은 우리들 마음속에 깊이 뿌리내린 분단시대 사고를 극복하는 것부터 시작해 제도적 통합과 공간적 통일을 이루는 단계로 나아가야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을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드론 자율주행차 바이오기술 등이 어우러져 산업 생태계의 근간이 바뀌는 새로운 변화’로 규정한 뒤 “기존 제조업과 정보기술(IT) 강국의 지위를 넘어 신산업 개척을 위한 초학제적 인재를 양성하고 미래산업의 길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공간적·제도적 제약을 극복하고 일대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부연했다. 관악캠퍼스 공간부족 문제 해소와 융복합연구를 위해 시흥캠퍼스를 추진한다는 점을 또 한 번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 시흥캠퍼스 논란으로 학생들이 본관 점거농성을 벌여온 데 대해선 “학생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대학행정의 어려움을 깊이 성찰해 학내 공식 의사결정 기구에 학생들과 교직원 참여를 늘려 소통과 협치의 서울대를 만들겠다. 구성원 모두가 호응하고 화답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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