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포함 수순 저울질
[ 최진석 기자 ]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탈락,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은 승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70)은 3일 “WBC 코칭스태프 회의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강정호를 빼고 오승환을 발탁하는 문제를 코치들과 상의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정호는 지난달 2일 음주 사고를 냈다. 여기에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전력이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됐다. 오승환은 2015년 10월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휩싸였고, 지난해 1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승환이 한국에 복귀하면 해당 정규시즌의 50%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강정호는 작년 11월 발표한 엔트리 28명에 포함됐지만, 오승환은 50일 예비 엔트리에도 빠졌다. 김 감독은 “강정호에 대한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뛰어난 선수지만 이렇게까지 해서 WBC에 데려가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도박 파문을 ‘단순한 게임’이라고 판단한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오승환이 왜 WBC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느냐”고 의아해 하기도 했다. 오승환도 WBC 출전을 희망하고 있다. 김 감독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이 부상과 사건, 사고 등으로 이탈하고 있다. 이번 WBC 대표팀을 두고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전력이 다소 약하더라도 끈끈한 정으로 뭉치면 된다”며 “서로 양보하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달리다 보면 실력 이상의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WBC 대표팀은 다음달 1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흘 동안 전지훈련을 한다. 이후 오는 3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A조 예선에서 이스라엘, 대만, 네덜란드와 차례대로 맞붙는다. 김 감독은 “만만한 팀이 없다”며 “지는 경기를 보려는 팬은 없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좋은 승부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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