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반 전 사무총장의 귀국 후 '광폭행보' 예고, 야권내 비문(비문재인), 여권내 비박(비박근혜) 진영을 아우르는 이른바 '제3지대'에서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중을 담은 발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새해 들어 유엔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반 전 총장은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미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속에 있는 한 산장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귀국 후 '대선 플랜'도 집중 구상할 전망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지난 10년 동안의 거처였던 뉴욕 맨해튼의 유엔 사무총장 공관을 떠났다.
기자들에게는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는 일정을 확인했다.
그는 공관을 나오기에 앞서 한국 특파원들에게 "12일 오후 5시 반께 아시아나 비행기 편으로 귀국하려 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10년 간 사무총장 일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소감을 보고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애초 15일로 알려진 귀국 일정이 앞당겨진데 대해서는 이날이 일요일이어서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어떤 세력과 함께 정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
서울에 가서 국민의 말씀을 경청한 뒤에 적당한 계기에 결정하겠다"고 답했으며, '제3지대 출마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느냐'는 질문에도 "지금은 대답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켜갔다.
신당 창당설, '스웨덴식 정치모델 추구' 보도에 대해서도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나 그는 '정치권의 넓은 연대나 화합이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적극적으로 발언하면서 '제3지대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광범위한 사람, 그룹과 의견교환을 하는게 바람직하다면서 "우리나라에 어려움이 온 것은 대화를 안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인종, 종교, 정치색깔을 가리지 않고 만났다"고 자신의 재임기간 활동을 부각시키면서 "지금까지 경험하고 닦은 것을 한국에서 한번 실천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신년 전화통화를 하지 않은데 대해 "직무정지여서 통화하지 않았다.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귀국해서 필요하면 전화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옆에는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가 '어드바이저' 격으로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한국의 젊은층이나 노년층이 (경제상황에 대해) 좌절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삭스 교수와 의견을 나누고 협의했다"고 말했다.
삭스 교수는 반 총장의 대권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묻자 "반 총장은 세계에 큰 기여를 했다.
한국은 반 총장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면서 간접적인 찬성의사를 밝혔으며, 대선 기간에 반 총장에게 조언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를 엄청 존경하기 때문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일주일 간의 휴가에 대해 "나름대로 심신의 피로도 풀고, 자료도 보고, 연구도 해서, 서울 가서 국민과 대화 계속하겠다"고만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