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문, 뉴타운 집값 1위
흑석·아현 뉴타운 84㎡ 7억원대
길음 실거래 최고가 7억 미만
내달 입주 앞둔 경희궁자이
지하철 3·5호선으로 출퇴근
중산층 직장인 수요 몰려
주변에 대형 병원·학교도 많아
[ 문혜정 기자 ] 오는 20~22일 입주자를 위한 사전점검을 한 뒤 2월 말부터 입주가 본격 시작되는 경희궁자이는 연초 서울 아파트 시장의 최대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하면서 뉴타운 가격 순위 1위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입지적 장점이 많아 도심 부촌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뉴타운 1위 등극
경희궁자이 가격은 당초 시장의 예상을 깬 수준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강북 아파트들과 맞먹어서다. 마포구 성동구 등의 한강 조망이 가능한 새 아파트가 10억원대다. 작년 하반기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전용 84㎡)은 10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돈의문뉴타운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지정한 서울시내 뉴타운 중에서도 ‘톱’이다. 전문가들이 부촌 등극을 예상한 동작구 흑석뉴타운이나 마포구 아현뉴타운과 비교해 3억원 정도 높다. 같은 전용 84㎡짜리 아파트를 기준으로 ‘흑석 롯데캐슬’과 ‘아현 아이파크’의 지난해 말 실거래 가격은 각각 7억3300만원과 7억6900만원 선이다.
최헌영 돈의문1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장은 “소비자가 기존 도심의 생활 인프라와 학군 등을 고스란히 이용할 수 있는 도심 한복판의 고급 주거시설인 데다 강북에서 볼 수 없던 최신 평면, 인테리어, 커뮤니티 시설 등을 도입한 점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산층 도심 회귀 가속화할 듯
가장 큰 장점은 도심 접근성이다. 모두 4개 단지로 구성된 이 단지는 서울역에서 연신내 방향으로 통일로를 따라가다 보면 서대문역(서울지하철 5호선)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내 뉴타운 중 유일하게 4대문 안에 자리잡고 있다. 도심 오피스 밀집지역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교통망도 뛰어나다. 서울지하철 3·5호선 더블역세권 입지다. 3단지는 걸어서 3분 안에 5호선 서대문역에 닿을 수 있다. 1~2단지와 4단지는 3호선 독립문역과 도보 5~7분 거리다. KTX를 탈 수 있는 서울역도 가깝다. 단지 앞 통일로에는 서울시내 전역을 다니는 다양한 버스가 지난다. 젊은 직장인 부부가 경희궁자이의 전·월세 매물을 많이 찾는 이유다. 강북삼성병원과 서울적십자병원을 끼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주변 학군도 우수하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은 덕수초를 비롯해 독립문초, 대신·청운중·배화여중, 자립형사립고인 이화여고와 중앙고, 이화여자외국어고가 가깝다. 경희궁자이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버스를 타고 서울역까지 두세 정거장이고 사직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광화문”이라며 “교통과 학군이 좋고 대형 병원이 가까워 2~3단지는 자녀가 있는 직장인 부부, 4단지 오피스텔은 미혼 직장인 및 신혼부부가 선호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희궁자이의 부상을 도심 회귀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보고 있다. 낡은 도심 주택들이 대거 재개발되면서 신도시로 빠져나간 중산층이 직주근접 장점이 있는 도심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마포구 성동구 등의 새 아파트값은 신도시 아파트값을 대부분 추월했다. 10년 전만 해도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더 비쌌지만 재개발 이후 역전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가 감소하는 일본도 도쿄 도심 인구는 오히려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일자리와 편의성을 찾아 도심으로 인구가 몰리는 것이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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