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구금 계속돼
[ 박한신 기자 ] 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4일 ‘정신적 충격’을 이유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환에 불응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27일에도 소환 통보를 받고 출석하지 않은 최씨를 체포영장 청구 등을 통해 강제소환할 방침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최씨를 불러 조사하려고 했으나 최씨가 ‘정신적 충격’이 있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며 “계속 소환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이나 새로운 구속영장을 발부해 (강제소환)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유에 대해선 “아무래도 딸 정유라 씨의 체포 소식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취재진을 만나 “딸이 붙들려 있으니까 ‘거기(덴마크)에서 어떻게 되느냐, 여기에 오면 어떻게 되느냐’ 이런 걸 걱정하고 있다”고 최씨의 심리상태를 전했다. 이 변호사는 “제일 걱정하는 건 여기에 오면 딸에게 얼마만큼 혐의를 씌울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최씨에게 ‘딸이 들어오면 구속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특검보는 “정씨 송환을 위해 덴마크 현지당국에 범죄인인도청구를 신속히 하겠다”며 “오늘(4일) 중 청구서가 법무부에 접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고등법원은 이날 정씨가 자신에 대한 구금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이로써 정씨는 오는 30일까지 풀려날 수 없게 됐다.
전날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 압수수색과 관련해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차은택 씨 등) 압수수색 대상자가 서로 진술을 협의한 정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기 전 국가정보원장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선 “청와대 비서실장 재직 때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혐의 때문”이라며 “현재 국정원과 직원들에 대한 수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정유라 씨 입학·성적 비리와 관련해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을 5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청와대 윗선의 지시를 국민연금에 전달한 의혹을 받는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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