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새 버전 개발
커제·박정환 등에 60전승
"올해 공식 대국 치를 것"
[ 이호기 기자 ] 새해 들어 인터넷 바둑 대국에서 중국의 커제 9단과 박정환 9단 등 세계 주요 챔피언을 모두 꺾은 무명 고수의 정체가 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알파고로 확인됐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사진)는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알파고의 새로운 시제품을 시험하기 위해 지난 며칠 동안 ‘마스터’와 ‘마기스테르(같은 뜻의 라틴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바둑 경기를 치렀다”고 공개했다. 허사비스 CEO는 “바둑 단체와 협의해 연내 (알파고와 프로 기사 간) 공식 대국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는 지난달 말 한국과 중국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 혜성처럼 등장해 커제 9단·스웨 9단(이상 중국), 박정환 9단·김지석 9단(이상 한국), 이야마 유타 9단(일본) 등 고수들과의 대국에서 잇달아 승리했다.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는 단 한 차례의 패배도 없이 모두 이겨 60승 기록을 세웠다. 마스터와 마기스테르는 한국 국적이라는 것 외에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대국 일정과 압도적인 실력 등으로 볼 때 알파고가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받았다.
알파고는 작년 3월 세계 바둑 최강자인 이세돌 9단과 공식 대국에서 4-1로 승리해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기원은 당시 세계에 바둑을 알리는 데 공헌했다는 이유로 알파고에 명예 9단을 수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 9단과 대결한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때와 비교하면 새로운 알파고 시제품의 실력이 훨씬 강력해졌다는 게 바둑계의 평가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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