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악몽, 반도체가 지웠다…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9조 돌파

입력 2017-01-06 09:13   수정 2017-01-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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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익 9조2000억 '어닝서프라이즈'
3년만에 9조대 복귀… 시장 추정치보다 1조 이상 높아
'화려한 귀환' 이끈 실적효자 반도체, 사상 최대 영업익




[ 박희진 기자 ] 삼성전자가 6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9조 초반대의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8조 초반대에 그쳤던 시장 추정치를 무려 1조 원 가까이 뛰어넘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9조 원을 돌파한 것은 2013년 3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 실적은 1분기 만에 완전히 본 궤도로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 5조 원대로 추락했던 영업이익은 직전인 2분기(8조1400억 원) 수준도 뛰어넘으며 거침없는 회복세를 보였다.

실적 견인의 주인공은 반도체였다. 4분기 반도체 부문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암울한 3분기를 보낸 스마트폰 부문도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실적 효자' 반도체 이번에도 해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9조2000억 원, 매출은 53조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84%, 지난해 3분기 대비 76.92%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60% 줄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0.83%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성적은 최근 높아진 시장 눈높이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 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8조2900억 원이었다.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7조 원 후반대를 예상하는 증권사가 많았으나 연말부터 대다수가 8조원 대로 상향했다. 매출은 52조1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잠정 실적에서 구체적 사업 부문별 수치를 밝히지 않는다. 사업 부문별 최종 실적은 이번달 말 확정 실적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권 및 전자 업계는 이번 깜짝 실적의 주역으로 반도체 부문을 꼽았다. 공급 부족으로 D램과 낸드(NAND) 플래시 가격이 오르고 환율 상승 효과가 더해지면서 '실적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직전 최고 기록인 3조6600억 원을 뛰어넘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승승장구 중인 디스플레이 부문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수요 증가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은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한 데 이어 3분기에 3년여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4분기에도 1조 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부품(DS) 부문은 지난해 3분기에도 흔들리는 삼성전자를 지탱한 버팀목이었다. 당시 DS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85%인 4조4000억 원을 벌어들이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돌아온 '갤S7'…IM 영업익 2조 회복 전망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도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는 모습이다. IM 부문은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 충격에 영업이익 1000억 원이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증권가에선 IM 부문 영업이익이 4분기에 2조원 대를 회복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 기록한 4조 원대엔 크게 못 미치지만, 전년 동기 수준까지 만회한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가 든든히 매운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도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호실적에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CE 부문은 4분기 8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대비 10.6% 늘어난 수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2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기록하며 탄탄한 체력을 재입증하게 됐다. 앞서 2014년에 삼성전자는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실적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충격을 지워나가면서 올해 실적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는 올 1분기에도 DS 부문 주도의 추가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조정될 수 있지만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로 IM 부문이 실적 효자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도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분기 대비 각각 11%, 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 IM 부문 실적이 회복된다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11조 원대에도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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